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파리 개선문,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 광장, 그리스 신타그마 광장, 러시아 모스크바 알렉산드로프 공원, 그리고 미국 워싱턴DC 근교의 알링턴.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곳에는 무명의 용사 무덤들과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제 1차, 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그리고 월남전쟁에서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신원을 모르는 5000명의 용사들이 오랜 세월동안 24시간 경비병(The Old Guard)들의 호위를 받고 누워있습니다. 그러나 이 무덤들은 그들의 신원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적으로 무명의 용사 무덤(Tomb of the Unknown Soldier)이라고 불릴 것입니다. 성경에는 다른 성경의 인물들에 비해 지명도가 높지 않지만 끝까지 믿음의 삶을 살다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많은 무명의 용사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벧엘에 우상의 단을 세운 여로보암 왕의 잘못을 지적한 무명의 선지자가 있습니다(왕상13:1-10). 바울의 선교로 경제적 손해를 입은 은장색 데메드리오가 소요를 일으켜 바울 일행을 군중재판에 붙였을 때 에베소 지역 한 무명의 서기장이 지혜로운 말로 군중을 진정시켰습니다(행19:35). 바울은 고린도에서 사역하는 디도에게 복음 안에서 칭찬을 받은 한 무명의 형제를 동역자로 보냈습니다(고후8:18). 아기 예수를 경배하기 위해 찾아온 무명의 동방박사들이 있습니다(마2장). 예수님께 값비싼 향유를 부은 무명의 여인, 두 렙돈을 성전 헌금함에 넣은 한 가난한 과부, 시리아의 사성장군 나아만의 나병을 고치는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무명의 계집종 등등, 이름 없는 많은 무명의 여 용사들도 있습니다. 비록 아무도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신 삶의 현장에서 믿음으로 사명을 감당한 사람들입니다 “Here Rests. In Honored Glory. An American Soldier. Known But to God.”(여기에 오직 하나님만이 알고 있는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미국 용사가 잠들어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비에 새겨져 있는 글입니다. 이 글은 그 곳에 묻힌 사람이 무명(unknown)의 용사가 아니라 하나님께는 알려진(known), 이름이 있는 용사, 즉 ‘유명’의 용사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으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고 섬겼던 자들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하시고,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칭찬하시고, 상을 주시고, 그 이름을 성전 기둥에 새기시겠다고 약속하시고, 또한 이름을 믿음의 명예의 전당에 영원히 새겨놓으셨다고 말씀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사람들에게는 ‘무명’하더라도 하나님 나라에서는 무명이 아닌, 하나님께서 영원히 기억하시는 ‘유명’한 사람들이라고 말씀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섬김을 하고 계십니까? 예수님의 이름으로 섬기는 여러분은 절대 무명의 용사들이 아닙니다. 사람 앞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하나님께는 이름이 있는 용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저와 여러 성도님들이 우리의 작은 섬김도 영원히 기억해주시는 하나님께 끝까지 충성하는 무명의 용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6: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