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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태산을 넘어 미국에 가도

문병용 목사 (유니온교회 담임)

공항에 가면 긴 이별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적어도 몇 년 안에는 다시 못 볼 사람들을 배웅하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 김포국제공황에 가본 분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이별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민 가는 성도들을 환송하기 위해 교인들이 나와서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그때 주로 불렀던 찬송이 있습니다.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주께서 항상 지키시기로 약속한 말씀 변치 않네.” 이 가사에 미국으로 이민 가는 성도에게는 ‘태산을 넘어 미국에 가도’로 불러주고, 독일에 가는 성도에게는 ‘태산을 넘어 독일에 가도’로 불러주었습니다. 부르다 보면 어느새 두 눈에는 이슬이 맺힙니다.

요즈음 이민 가는 분들은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그렇게 울지 않고 헤어집니다.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민 간 사람이 올 수도 있고, 한국에서 그곳에 가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시 만난다는 보장이 희박했던 시절에는 공항이 울음바다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처자식 한국에 두고 미국 가면서 돈 벌어 안정되면 데리려오겠다 하고 떠났는데, 10년 15년 못 만나다 다시 만나보니, 남편은 혼자 사는 외로움을 못 이겨 미국에서 다른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한 이별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가족을 사별할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옵니다.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슬픔은 고통으로 번져갑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이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이 땅에 계시다가 영원한 세계로 떠나는 모습이 나옵니다. 제자들의 심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못 볼 곳으로 떠나보내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슬픔에 빠진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마28:19 새번역)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자기들에게 맡겨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의 삶을 살았습니다. 비록 육신은 헤어지지만 영혼은 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제자들은 이별의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헤어져도 영적으로 늘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만나는 실제적인 방법은 기도입니다. 외국에 있는 사람도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 하다보면 실제로 만나는 것처럼 영적으로 교제할 수 있습니다. 사별한 분도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도 중에 묵상하다보면 더 이상 슬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도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별의 아픔을 능히 극복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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