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훈 목사 (휴스턴 사랑의교회)
지난 주말에는 한국의 유시민이라는 한 정치인이 정계 은퇴 후 가진 첫 인터뷰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이 정치인의 두 가지 발언을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바꾸어 보았다. 유시민 씨 발언 첫 번째: “힘들어도 전망이 보이면 계속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졌어요. 정당혁신, 참여민주주의, 정책결정이 일어나는 정치를 목표로 10년을 했어요. 그런데 안됐고 될 가능성도 안 보이니까 저는 졌습니다. 인정하는 거예요.” 필자가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바꾸어본 내용: “힘들어도 전망이 보이면 계속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저 자신에게 졌어요. 예수님 닮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삶, 모든 일에 참되고, 모든 일에 옳고, 모든 일에 경건하고, 모든 일에 거룩해보려고 10년 혹은 20년 혹은 30년 혹은 그 이상을 달려왔어요. 그런데 안됐고 될 가능성도 안 보이니까 저는 저 자신에게 완전히 졌습니다. 인정합니다.” 유시민씨 발언 두 번째: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필자가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바꾸어본 내용: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여호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찾고 싶어서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종교활동으로서의 신앙생활’을 떠납니다.”
현대 기독교의 왜곡된 모습 중의 하나는 ‘기독교의 최우선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설교자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최우선으로 전하려고 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열심히 가르치고 또한 열심히 착하게, 선하게, 그리고 덕스럽게 잘 살아 보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기독교라고 이해를 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가르침이 주어지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현재 당신의 삶에 가져다준 결과는 무엇인가? 만족할만한 수준인가? 유시민씨가 한국 정치권에 실망을 하고 그 정치권에 대해서 이제는 졌다고 선언했다면 당신은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매일 생활 속에서 살아내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모습 앞에서 이제는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졌다라고 선언해야 되지 않겠는가? 필자가 전하는 말의 요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무용론을 펼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리스도의 인격 자체를 지속적으로 주목하지 않고 또한 그리스도 그분이 행하신 구속 사역을 지속적으로 주목하지 않고 감명 받은 가르침으로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행태에 대해 거론하는 것이다. 일년 365일 내내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그가 무엇을 행하셨는지에 대한 복음의 핵심을 소홀히 한 채 윤리나 도덕 그리고 현실생활이 중심이 된 적용적인 가르침을 듣는다면 삶이 표면적으로는 꽤 괜찮은 모습으로 바뀔지는 모르지만 내면의 본질이 바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국의 손봉호 교수님이 1987년도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한국 교회와 성도의 깨끗한 도덕성을 끌어올려 보겠다고 야심차게 25년을 실시해왔었다. 그런데 작년 11월에 손봉호 교수님이 25년 동안 펼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 대해 “완전히 실패했습니다”라고 평가하였다. 2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었는가? ‘깨끗해야 된다’ ‘정직해야 된다’ ‘순결해야 된다’ ‘이렇게 살아야 된다’ ‘저렇게 살아야 된다’ 얼마나 많은 가르침과 교훈과 권면들과 슬로건들이 있어왔는가?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오히려 더욱 더러워지고 더욱 부정직해지고 더욱 불순결해진 것 아닌가? 이것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손 교수님의 말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왜 그럴까? 윤리도덕 적용 설교가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그래서 더욱더 윤리, 도덕, 적용 설교를 전하고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기독교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달려보라. 거기에는 결코 소망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형식적인 종교생활을 중단하고 떠나야겠다고 은퇴선언을 하면 어떻겠는가? 더 늦기 전에 말이다.
이메일: newsong6364@gmail.com (832)867-5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