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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키스 미(Kiss Me)

문병용 목사 (유니온교회 담임)

미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가운데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Thank You)와 “죄송합니다”(Excuse Me)라는 말입니다. 조그만 도움에도 Thank You를 연발하고, 지나치다 몸이 살짝 스쳐도 Excuse Me가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한국에 사는 할머니가 미국에 사는 아들의 초청으로 미국에 갔습니다. 도착한 날 저녁, 아들은 할머니께 미국생활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미국에서는 Thank You와 Excuse Me를 잘 사용해야 오해를 받지 않는다고 알려드렸습니다. “고마운 일이 있으면 꼭 Thank You 하시고, 실수했으면 꼭 ‘Excuse Me’ 하세요”라고 당부했습니다.

며칠 지나니 시차 적응도 되고 미국생활이 궁금하기도 해서 할머니는 시내 구경을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상점을 구경하다가 사람들과 부딪혔습니다. 아들이 일러준 말이 생각나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잌스큐스 미(Excuse Me)’에서 ‘잌스’ 자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부딪힐 때마다 그냥 ‘큐스 미(Cuse Me)’만 연발했습니다. 미국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키스 미(Kiss Me)’로 들렸습니다. 할머니는 종일 ‘Kiss Me’를 외치며 다닌 셈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동양 할머니가 ’Kiss Me’라고 하자 한바탕 웃으며 지나쳤습니다.

비록 정확한 말을 사용하지는 못했을지라도, ‘Kiss Me’라고 말한 것이 아무 말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

우리는 표현을 잘하지 않고 지낼 때가 많습니다. 생각은 많고 마음은 있는데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주변에 있는 사람이 오해하기도 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합니다’, 미안하면 ‘죄송합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분은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아빠 때문에 어른이 되기까지 ‘아버지는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아’라는 오해 속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이웃에게, 직장동료에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나 미안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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