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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못 말리는 교회

문병용 목사 (유니온교회 담임)

원래 교회 이름은 교회가 위치한 지명을 넣어서 짓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사도행전이나 바울서신에 나오는 교회가 그렇고,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도 그렇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대부분의 교회는 그 교회가 세워진 지역 이름을 교회 이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한 지역에 교회가 많이 생기다 보니 그렇게 짓는 데는 한계가 생겼습니다. 가령 일산신도시만 해도 교회가 거의 이백 몇 십 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일산이라는 이름을 넣어서 교회이름을 지으면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일산교회 일산중앙교회 일산제일교회 정도 짓고 나면 더 이상 지을 것이 없습니다. 동 이름을 넣어서 지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동에 수십 개의 교회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믿음교회 소망교회 사랑교회 주님의교회 같은 이름이 생겼습니다. 물론 개척자의 비전이 그 이름에 내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일예배 후 식탁교제를 나누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집사님 한 분이 어디를 지나가다가 교회를 보았는데 그 이름이 특이하더랍니다. ‘못말리는교회’였다는 것입니다. 교회이름을 많이 들어보아도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아마 목사님의 철학과 신앙이 강하게 들어있는 이름인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못 말리는 복음의 열정을 가진 교회’, 혹은 ‘사탄이 못 말리는 교회’ 정도 될 것 같았습니다. 한번은 우리 교단 내에 설립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어서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초청장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이름이 ‘토마토교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왜 교회이름을 토마토교회라고 지었을까?’ ‘토마토 농사를 해서 교회를 개척하셨나?’ 궁금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도 그 궁금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언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하며 기다렸습니다. 마지막에 개척자목사님이 나오셔서 설명을 했습니다. “교회이름을 토마토교회라 지은 것은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빨갛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지었습니다. 늘 예수님의 보혈의 능력이 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지었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듣고 보니 참 의미가 깊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도 중요하지만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름 속에 들어있는 비전입니다. 비전 없는 이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좀 생소하고 익숙지 않은 이름이라도 그 속에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 있다면 그 이름은 좋은 이름입니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비전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기도할 때마다 비전을 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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