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 목사 (나성세계로교회 담임)
2011년 3월은 일본 사람들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잔인한 달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진에 쓰나미 그리고 원전사고에 이르기까지 일본 열도를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TV 화면을 통해서 보여지는 처참한 현장의 모습은 대재앙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피해자들에 대해 위로와 사랑을 전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당했던 고통과 아픔이 너무도 큰 것이기에 그 어떤 것도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항상 그렇게 했던 것처럼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살아가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아비규환의 현실에도 먼저 남을 배려하며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을 보여 주었습니다. “나라면 이런 때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몇 시간씩 줄서서 기다리면서도 불평하지 않는 그들의 성숙한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원전이 폭발하는 위기를 막기 위해서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돋보였습니다. 원전을 시공한 히타치(日立) 회사의 직원들이 비장의 각오로 유서를 쓴 후에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말도 들립니다. 그런가 하면 세계 각국에서 보내오는 도움과 구호의 손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일본과 이웃하고 있는 한국에서의 구호성금 모금활동은 그들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조국과 이웃과 가정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일본에 닥친 재해 가운데 나타나는 하나님의 의도를 생각해봅니다. 인간의 의지나 힘이나 노력을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일본이 겪었던 재해는 일본 땅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운데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재해 현상은 성경에 나타나 있는 종말의 현상으로서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어떠한 재주로도 쓰나미를 피할 수 없듯이 그분의 심판도 더 이상 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자다가 깨어 있을 때로서 영적 자각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을 분별해야 합니다. 어떠한 환난이 닥친다 할지라도 주님을 의지함으로 세상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