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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꼬에게서 배운 것

박성규 목사

주님세운교회

 

일본에 오자끼 후사라는 사람이 책을 썼습니다. “미야모토 유리꼬에게서 배운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자인 오자끼 후사는 일본에서 대학교수로 미술 계통에선 유명한 화가입니다. 이 사람이 여러 곳에서 강연한 것을 모은 것을 책으로 편찬했습니다.

“유리꼬에게서 배운 것”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오자끼는 시골서 손두부를 만들어 팔아 사는 가난한 집 학생입니다. 그래서 겨우 소학교를 졸업하고 동경에 나와서 미술학교에 합격했는데 돈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친구가 소개해 준 곳이 유리꼬의 가정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집에서 하루 3시간씩 일해주고 낮엔 학교를 다녔습니다. 유리꼬는 대중문학가로 일본에서 알아주는 귀부인입니다. 한번은 집주인 유리꼬의 생일날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상류사회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이 다 모였습니다. 유리꼬가 오자끼에게 좋은기회이니 같이 참석하자고 했습니다. 주인 마님의 생일에 참석한다니 얼마나 영광이었겠습니까? 그런데 오자끼는 너무 가난하게 자라 1년에 계란후라이를 한 두번 밖에 먹지 못했습니다. 계란후라이를 반숙해서 먹다보면 터져서 노른자가 접시에 묻게 됩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그 접시를 들고 깨끗이 핥아 먹게 했습니다. 그런데 유리꼬의 생일잔치에 음식이 나오는데 계란후라이 반숙이 나왔습니다. 먹다보니 터져서 접시에 흘렀습니다. 귀한 것이니 깨끗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잔치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졌습니다. 어디서 배우지 못한 교양없는 자가 참석했는가?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오자끼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때 유리꼬가 갑자기 자기도 접시를 들더니 접시를 핥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그 순간 오자끼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엄청난 실수를 했을 때 말로 변호해 줄 수도 있었겠지만 나와 같이 핥아먹음으로써 궁지에서 건져주고 그 큰 실수를 덮어 주는 사람이 어디 또 있을까? 오자끼는 그때 예수를 믿지 않았습니다. 유리꼬는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오자끼는 유리꼬에게서 배웠다는 것입니다. 유리꼬에게서 예수를 배웠고 참사랑을 배웠고 용서를 배웠습니다. 훗날 오자끼는 일본의 유명한 미술대학 교수가 되어 가는 곳마다 강연을 할 때 “나는 유리꼬에게서 예수를 배웠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래서 펴낸 책 이름이 “미야모또 유리꼬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삶이 바로 예수를 닮은 삶이요. 그리스도인의 향기로운 삶입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라고 성경은 기록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세상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사랑의 말 한마디, 따뜻한 격려의 미소로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songkpak@hotmail.com

03.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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