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교회
가끔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님을 심방하기 위해서 개인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문안 인사를 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책상 위에 있는 책 한 권이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에릭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이 책을 보는 순간 대학교 때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대학생 때 친구들과 우리는 소유적 인간으로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존재적 인간으로 살아하는지에 대해서 토의했던 것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나는 속으로 성도님과 이 책에 대해서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일부러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성도님이 말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대부분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철학적 대화를 한다고 해서 이 성도님이 교회를 열심히 나오리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인해서 도리어 난상토론만 하고 끝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딤전 6:4).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생각에 고착된 사상과 가치관을 바꾼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감정이 상하면 그나마 나오던 교회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는 세상의 학문과 철학으로 사람들을 예수님에게로 인도할 수가 없습니다. 한 영혼을 주께로 인도하는 길은 오직 말씀밖에 없습니다.
에릭 프롬이 ‘소유냐 존재냐’를 1976년에 썼습니다. 벌써 4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소유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존재적인 인간으로 살아가야 진정한 행복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존재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이 책은 여전히 한 개인에게 참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참된 기쁨과 행복과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은 내가 아무리 나 자신을 향해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며,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을 따라 살아가는데 있지 않고, 오직 예수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소유냐 존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내 안에 예수가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예수 안에 우리 인생의 문제 해결에 대한 해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안에 구원과 생명과 영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yosupbois@hotmail.com
07.1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