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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코페르니쿠스

강인국 목사

(미시아나한인교회)

고대 사람들은 태양과 온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지구중심적 우주관(천동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1543년에 폴란드의 코페르니쿠스는 천체를 관찰하다가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태양중심설(지동설)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반발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지만 후대의 천체학자들은 지구가 태양의 주위로 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온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관점에서 지구가 태양 주위로 돈다는 이 우주관의 변환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부른다. 이 사상은 원래 우주관에 대한 대전환을 말하지만 인문학에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사상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말하기도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는 자라가면서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우주의 지극히 작은 부분이고, 자신은 수많은 사람들 속에 속한 한 미미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자신이 만물의 주체가 아니라 만물의 객체라는 인식을 하는 것을 그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 변혁이 일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원래적으로 자의식이 강하고, 어릴 때부터 주위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최고라는 말을 주입받으면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만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아이는 성년이 되어서도 대접받고 높임 받기를 좋아하는 어른아이,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어른아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울은 당대 최고의 미남자였고 키도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다(삼상9:2). 사울은 어릴 때부터 잘 생긴 놈, 장군감이라는 등의 칭찬 속에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자랐다. 사울은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로 자랐고, 이스라엘은 그런 사울의 외모를 보고 그를 왕으로 뽑았다. 가뜩이나 자기중심적인 사울은 신하와 백성들로부터 대접과 섬김만을 받으며 완벽하게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기가 높아질 때 그것을 견디지 못한다. 사울 왕은 어린 다윗의 인기가 높아져 갈 때 그로 인하여 정신분열증을 겪었고(삼상18:10), 다윗을 자신을 위협하는 자로 생각하고 그를 죽이기 위해서 일생을 허비하였다.

사람은 자라가면서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타인의 생각과 감정과 처지를 생각해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섬기고, 돕고 협력하게 된다. 

국가도 자기중심적인 사상이 지나치게 강한 나라가 있다. 중국이라는 의미는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중국은 자신들의 위상에 도전하는 나라를 매우 싫어하고 자신들의 국익에 손해를 끼치는 약소국가들에게 갖은 방법으로 응징한다. 

일본은 제국주의 사상으로 다른 나라들을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지배하여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패권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자국중심적인 사상이 강하다. 그리고 그런 제국주의에 심취한 후대인들은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를 인정하는 것이 사울보다도 어려워 보인다(삼상15장). 

한국은 고대시대부터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 상대방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현대 정치인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한국의 정치가 자기중심적인 정치에서 모든 사람의 유익을 위한 옛 정신으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결혼을 하면 어떻게 될까? 평생 공주병, 왕자병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배우자를 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정이 평화롭지 못하다.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끊임없이 약자에게 갑질스러운 행동들을 한다. 그리고 그런 일로 사고가 터져도 전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될까? 그는 국민의 아픔과 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당나귀 귀 대통령이 되고, 국민을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그 자신은 역사에 탐욕 가득했던 독재자로 기억될 것이다.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항상 타인을 지배하려 들것이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다툴 것이고, 자신에게 무릎 꿇지 않는 사람들과 빈번히 분쟁하고 불화를 일으킬 것이다. 

마음에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목사가 되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섬기기보다 섬김 받기를 좋아할 것이고, 나누기보다 가지기를 좋아할 것이고, 낮은 곳으로 가기보다 높은 곳에 자신의 깃발을 꼽고 싶을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깊이 빠져있는 사람은 심지어는 하나님도 자신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하나님을 자신을 성공케 해주는 자, 자신을 도와주는 자,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달려와주는 자로 전락시켜 버린다. 

주님께서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우리 인생들을 향하여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마22장). 성도는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생활을 청산하고, 먼저 하나님 중심으로 살고 또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다. 

Joy(기쁨)라는 단어를 해석한 것을 보았다. J: Jesus first(예수님이 첫째요), O: Others second(타인이 두 번째요), Y: yourself last(네 자신은 마지막이라오). 이 말은 예수님께서 말씀해주셨던 그 말의 다른 표현이며, 성경 전체의 요약이요 기독교의 핵심이다. 

우리가 내 중심적 사상에서 먼저 하나님을 위하고 이웃을 돌아보는 가치관의 전환을 가진다면 우리의 가정, 사회, 교회, 그리고 온 세상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까…. 

 

dik0184@yahoo.com

 

02.2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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