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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과 속음

이재근 목사 (주사랑선교교회 담임)

예수님은 산상보훈 설교 중 팔복에 대한 말씀을 하신 후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마5:13-16)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사명과 의무에 대한 권면의 말씀입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구원 받은 성도로서,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직책과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했음에 대한 지적이며, 잘 감당하길 바라는 주님의 간절한 소원과 비전이기도 합니다.

1. 빛의 역할 빛에는 2가지 역할이 있는데, 첫째는, 밝게 비춥니다. 주변과 사물을 밝게 비추어, 어두움이 물러가게 합니다. 둘째는 드러나게 합니다. 빛 앞에는 감추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천지만물 창조사역 가운데 첫 번째 사역이 혼돈과 공허와 흑암 가운데 있는 세상에 빛을 만드심(창1:3)입니다. 빛의 근원은 하나님(시27:1)이시고, 생명의 빛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이 예수님(요1:4,8:12)이십니다. 우리 자체는 빛이 될 수 없습니다.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거울이 빛을 발하려면, 시커먼 죄로 먹칠된 우리 마음의 거울이 회개하므로, 주님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겨져야 합니다. 그리고 빛의 자 녀로서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엡5:8-9)의 삶의 열매,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말씀은 비진리와 거짓 교훈의 혼돈 가운데 갈 길을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자들에게 진리의 등대, 밝은 빛이 되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엡6:12)을 몰아내고, 진리와 복음의 길로 바르게 인도하는 성도의 사명을 잘 감당하라는 것입니다.

2. 소금의 역할 소금에는 3가지 역할이 있는데, 첫째, 모든 음식에 간하여 맛을 내게 합니다. 신 맛과 쓴 맛, 매운 맛과 단 맛 등 다른 맛은 여러 가지 음식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짠 맛을 내는 것은 소금밖에 없습니다. 둘째, ‘소금은 곧 생명’입니다. 다른 영양분은 해당 영양분이 모자라도 생존엔 큰 지장이 없지만, 인체에 소금이 모자라면, 이는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장거리 행군의 군인, 마라토너, 광부 등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에게는 꼭 소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셋째, 썩는 것을 막아주는 부패방지 기능입니다. 생선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것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갔다 오면 소금물로 양치질을 하게 하는 것도 소금의 부패방지 기능과 관계된 것입니다. 소금에는 2가지 특성이 있는데, 첫째는 뿌려져야 합니다. 소금은 뭉쳐있으면 안 됩니다. 둘째는 녹아야 합니다. 소금은 녹지 않으면 쓸모가 없습니다. 부패방지와 맛을 내기 위하여 뿌려져 녹아져야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는 의미는 성도는 모여 있지 말고 흩어져서, 자존심, 체면, 고집, 자기 의를 다 버리고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분쟁과 갈등이 있는 곳에 가서 화해와 화평을 이루게 하고, 부정부패로 썩어져 가는 곳에 가서 정의와 정직한 사회를 구현하고, 고난과 문제 가운데 절망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역할을 잘 감당하라는 것입니다.

3. 빚과 속음 주님께서 성도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간곡하게 권면하셨지만,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이단사설의 비진리와 거짓 교훈의 흑암 가운데 살아가고 있고, 화해자가 아닌 분쟁자로, 불신자보더 더 심한 불의한 부정부패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 성도가 풀어야 할 큰 과제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현대 교회와 성도가 ‘빛과 소금’이 아닌 ‘빚과 속음’으로 변질되었다고 빗대어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빚(롬13:8), 복음의 빚(롬1:14), 기도의 빚(삼상12:23) 등은 지지 않고, 세상 빚만 잔뜩 져서, 교인들뿐만 아니라, 교회가 파산이 되어, 이슬람의 사원(Mosque)과 불당(佛堂)으로 전락하는 실정이니 ‘빛’이 아니라 ‘빚’이 되었다는 것이고, 옛날에는 장로, 권사가 사회에서 인정과 존경 받았던 귀한 신분이었지만, 작금에는 거짓말과 위선의 사기꾼으로 전락하여 불신자보다 더 심하게 남을 속이고 있어, 현대교인과 교회를 ‘소금’이 아닌 ‘속음’의 무리와 단체라고 빗대어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낯 뜨겁고 부끄러운 노릇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회개하고, 새로운 결단과 각오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직책과 사명을 잘 감당하는 성도와 교회가 다 되시길 축원합니다. jaekunlee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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