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훈 목사
지난 14일과 16일 사이에 Ring of Fire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는 대만과 일본 필리핀 그리고 중남미 등에서 잇달아 강진이 발생하면서 쓰나미 가능성까지 제기 되는 가운데 전 세계가 지진 공포에 떨었었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에서는 41명이 죽고 1,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서 어떤 이는 부모를 잃어버렸고, 어떤 이는 자녀를 잃어버렸고, 어떤 이는 배우자를 잃어버렸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친구를 잃어버렸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벌어진 자연재해에 대해 그리스도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런 자연재해로 인해 깊은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종종 기독교를 향해 이런 질문을 한다.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에 당신들이 믿는 그 좋으신 하나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셨던 것인가?” 이 질문의 의미는 그 좋으신 하나님이 어떻게 그토록 끔찍한 자연재해가 일어나도록 허용하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먼저 자연재해에 대한 하나님의 관련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자연재해에 대한 하나님의 관련성은 첫째, 직접적인 개입이 있고 둘째는 간접적인 허용이 있다.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은 사람들이 범하는 죄를 심판하실 때 나타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노아홍수사태다. 하나님께서 노아 당시 사람들의 죄악이 가득함과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한 것을 보시고 세상을 심판하시기로 작정하시고 홍수재해를 동원하셨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죄를 심판하기 위하여 사용하시는 다양한 방식중의 하나로 자연재해를 발생시키신다. 그런데 사람들의 죄를 심판하기 위한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과 무관하게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어떤 사람들은 자연재해는 하나님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자연재해에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즉 하나님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없다는 것이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모든 자연재해에는 하나님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경륜아래 하나님의 간접적 허용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인가?
먼저 잘못된 태도를 짚어보자. 자연재해를 만나면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안타까워하며 울부짖는다. 그런데 한 가지 놓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일반 자연재해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일이다. 일어난 자연재해에 대해서 감정적 표현은 적극적으로 하는 반면에 그 자연재해 가운데 주어지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인식하기 위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자연재해에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반드시 있다. 자연재해 앞에 본능적으로 우러나오는 감정 표현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진지함과 지적인 냉철함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번 지진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두 가지 메시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세상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노력으로 아름답고 장엄하게 지어 놓았던 현대식 건물들이 단 한 번의 지진으로 인하여 산산조각이 나면서 그 장엄한 자태가 사라진 것을 보았다. 이처럼 인간이 이 세상에서 장엄하게 쌓아올린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세상에서 행한 공적을 쫓아가면 반드시 낭패를 보게 된다. 반면에 천지가 개벽을 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영원 전부터 계셨고 영원토록 존재하시는 분 예수 그리스도다. 지진으로 인하여 땅이 꺼지고 건물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실종되는 사태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첫 번째 메시지는 언젠가는 사라질 세상을 위해 살지 말고 영원토록 존재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살라는 것이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두 번째 메시지는 세상은 결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서 범죄율이 낮고 자연재해가 없고 사람들이 친절한 그런 곳을 찾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표면적인 안전이 진짜 안전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7장에서 바위 위에 지은 집과 모래위에 지은 집을 서로 비교하면서 진짜 안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가르쳐주셨다. 평소에는 두 집의 안전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모래위에 지은 집은 금새 무너지는 반면에 바위위에 지은 집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여기서 반석은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즉 반석이신 그리스도는 모든 인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리스도 밖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노력들은 결국은 실망만 안겨다 줄 것이다. 인생들이 진짜 안전을 위해 찾고 또 찾아야할 대상은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