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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싱글) 모임 이야기 (1) ‘비전트립’

유효정 목사 (한부모 모임 대표)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지난해 말, 성탄절을 앞두고 멕시코의 한 선교지를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주말을 이용한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기에 단기도 아니고 ‘초’단기선교였지만 보내는 선교사역에 대한 ‘비젼’을 갖게 된 ‘트립’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선교사님께서, 국경 초소를 지날 때 가져가는 물품에 대해 조사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내셔서 선물로 준비한 장난감들을 박스에서 빼서 마켓 백에 넣고 박스는 따로 펴서 바닥에 까는 등 신중을 기해야 했습니다. 국경 통과 후 꼬박 여섯 시간 걸리는 긴 거리였지만 사분의 일 정도는 해변가로 뻗은 하이웨이로 가니 절경을 감상하며 갈 수 있었습니다.

도착 후 다음날 아침엔 집회에 참석하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천여 개의 핫도그를 서둘러 만들어야 했습니다. 방문한 지역은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벌판 같은 곳이었는데 시간이 되자 많은 어린이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아담한 교회가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예배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성탄절 행사가 끝난 후 미국의 몇 교회가 보내온 선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한 줄은 봉사자들이, 다른 한 줄은 어린이들로 물품을 나누고 받아가는 순서를 마치고 널찍한 운동장에서 삼삼오오 기쁘게 식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집회가 끝난 오후엔 어떤 팀은 미국으로 서둘러 돌아갔지만 우리 한부모 모임팀은 담소하며 감사기도 나눈 후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예배를 드리고 선교사님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했습니다. 점심을 노점상에서 타코로 해결하고 오후가 돼서야 국경에 도착했는데 끝없이 늘어진 차들 뒤에 서면서 ‘몇 시간이 걸릴까’ 저녁내기를 하면서 기다림의 지루함을 달랬습니다. 하지만 주일인 만큼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세 시간 만에 통과될 수 있었고 제2의 고향이 된 미국의 공기를 들이키며 서로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 후 여행 참가자들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과 함께 모여 리유니온(Reunion)시간을 가지고 여러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한 분은, 행사를 마친 토요일 오후에 걸어서 10분 거리의 바닷가에서 조개잡이 하던 현지인에게서 조개를 구입하여 저녁으로 라면에 넣어 먹었던 것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그 깊은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라며 다른 분들에게 다음 선교여행에 동참할 것을 지혜롭게 권유했습니다. 사실 맛도 맛이었지만 자연 그대로의 바다 경치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자들에게 자연을 즐기며 휴식하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 같았습니다.

또 다른 분은, 선교사님의 얼굴엔 미소가 멈추지 않았지만, 몸을 끌다시피 걷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나누었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 갔을 때만도 선교사님께서 향후 계획과 비전을 나누고 또 함께 예배드리는 시간도 가졌었는데 그 이후로 심한 당뇨로 고생하게 됐다는 소식을 이번에 가서 듣게 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온몸과 마음을 다해 수고하시는 선교사님을 격려하는 것은 곧 자주 가는 것이 답인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소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마 10:42)라는 말씀을 회원들과 나누면서 다음번 어린이 집회 때 참석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hyojungyoo2@yahoo.com

02.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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