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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아름다운 교제 그리고 치유’

유효정 목사 (한부모 모임 대표)
유효정 목사

(LA비젼교회 협력)

그동안의 사역을 돌아보면서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이며 참석자들에게 힘이 되었는가를 생각해 볼 때, ‘쉼과 아름다운 교제 그리고 치유’라는 표어 아래 진행된 수양회인 것 같습니다. 일 년에 많게는 4번, 작게는 2번 가졌던 수양회는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오전까지 2박 3일에 걸쳐 실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수양회는 ‘쉼’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초창기에는 여러 명의 강사를 초대하여 다양한 주제강의를 듣게 하였는데 참가자들이 식사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에 앉아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효과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로 쉼을 얻을 수 있도록 수정하여, 무엇보다 잘드시게 하면서 교양강의는 1, 2회로 제한하고 네번의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아름다운 교제’를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참가자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준비한 상품을 나누는 게임이나 퀴즈를 통해 유쾌한 시간을 갖고, 숙소 주위로 산책을 하면서 다른 이들을 알아가는 교제의 시간을 갖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양회는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서로 자신의 아픔과 외로움을 나누며 치유를 경험하기도 하고 예배 후, 받은 은혜의 간증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치유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수양회 때 새롭게 깨닫게 된 남성과 여성의 다름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숙소가 바다 가까이에 있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신 분들이 바다로 산책을 가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은 옆방에 자는 사람까지 깨워서 함께 걷는 것에 비해, 남성들은 같은 방안, 바로 옆 침대에서 잔 사람일지라도 의사를 묻는 일이 없이 각자가 따로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겐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마음에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은 더 힘들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남성들의 이러한 성향이 정신 건강뿐 아니라 수명에도 영향을 미쳐 여성에 비해 평균수명이 5, 6년 짧은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둘째날 저녁 예배후, 느낀 바를 나누는 시간에 몇몇 분이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말이 몹시도 고팠던’ 것처럼… 그렇게 말을 시작하는 것으로 속풀이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대다수의 참가자가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외로움 속에 지내게 됩니다.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교회모임, 혹은 가족모임에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던 분들이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시편 133:1,2)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섬기는 믿음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보배로운 기름이 우리의 삶을 덮을 때 생명이 움틀 수 있을 것을 믿고, 한부모 인도자들께서는 다소 부담이 될지라도 수양회 진행에 간과함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hyojungyoo2@yahoo.com

 

12.2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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