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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 입장에서 현대신학 비판 (5)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I. 칼 바르트 (Karl Barth)와 신정통주의 (Neo-orthodoxy) (5)

(6) 결론 

 칼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신학은 하나님의 진리 (계시)를 객관적, 역사적이며, 명제적으로 (Propositional) 표현할 수 있는 정통신학에 대항하여 주관적으로 바꾸었다. 신정통주의에 의하면 계시는 만남이며, 체험이다. 계시는 이성적인 이해가 아니라, 도약 (leap)을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그들은 우리가 성경을 통해 만남이 없다면 성경은 계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칼 바르트의 신학의 기초는 실존주의 철학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바르트는 그리스도 중심의 계시를 너무 강조하여 피조세계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 (자연 혹은 일반계시)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바르트는 롬 1장과 행 14:17에 나타난 일반계시를 부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리고 바르트에 의하면 예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구원의 역사 (the history of salvation for every man)라고 했고, 구원의 원(circle of salvation)이 너무커서 불교, 유교, 일본의 신도교도 (Shintoists)까지 포함하며, 선택과 유기의 경계선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Harvie M. Conn, Contemporary World Theology, p. 24).

이러한 바르트의 사상은 보편적 구원설 (universal salvation)을 주장하는 느낌을 받는다. 바르트의 이러한 입장은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타락과 죄의 심각성을 약화시키고, 그가 말하는 구원과 천국과 지옥의 개념도 성경적이 아니라, 실존주의 철학적인 입장이다. 

Ⅱ. 불트만의 양식비평 (Form Criticism)과 비신화화 (非神話化/demythologization) (1)

양식비평(Form criticism)이란 성경의 본문들을 문학적인 패턴(장르의 다양한 양식)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형태들을 추적하는 성서비평학의 방법이다. 양식비평을 통해 본문의 본래형식와 문학전통의 역사적 상황을 결정하는 것이다. 양식비평은 원래 구약연구를 위하여 헤르만 궁켈(Hermann Gunkel), 게하르트 폰 라드(Gerhard von Rad)와 같은 학자들이 구전의 자료들을 참고하여, 문서설을 보완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그런데 루돌프 불트만은 양식비평을 신약 복음서를 해석하는데 적용하였다. 

불트만의 양식비판의  전제는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공관복음에 기록된 예수의 생애와 메시지의 대부분은 참된 것이 못되며(not authentic), 초대교회의 다양한 기독교 공동체의 신앙에 의해 만들어졌다”이다. 그러므로 불트만의 성경관은 “성경은 객관적 역사적인 사건이 될 수 없고,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며, 성경은 고대사회의 종교적인 사물이며, 그러므로 다른 종교적인 문서와 동일하게 평가해야한다.” 

불트만의 성경관은 헤르만 리더보스 (Herman N. Ridderbos)의 불트만 (Bultmann, International library of philosophy and theology. Modern thinkers’ series, Presbyterian & Reformed Pub. Co. 1960, pp. 10-14) 에 잘 설명되어져있다.

양식비평의 대 전제는 “복음서는 초대교회의 편집의 산물이다” (The Gospels are primarily products of the editing work of the early Christian church)이다. 복음서의 저자들이 당시에 존재한 여러 가지 구전들을 (oral traditions) 모아 편집하였다고 주장한다. 

간하배 교수는 양식 비평을 다음과 같이 바르게 비판한다.

1) 양식비평은 복음서 저자들을 부당하게 취급한다. 그들은 공관복음의 저자들을 단순히 문서 편집자(mere editors)들로 전락시켰다. 그러나 복음서는 그리스도의 생애와 복음을 진실되고 참되게 증언한다. 공관복음의 주제와 메시지는 서로 다르거나 모순되지 아니한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메시지의 통일성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구조를 통해 동일한 메시지 (그리스도와 참된복음)를 전한다. 

2) 양식 비평은 기독교와 그리스도를 분리시킨다. 그들은 복음서에는 그리스도의 참된 메시지가 기록된 것이 아니라, 초대 교회(기독교)가 편집해서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약의 메시지(복음서)는 교회가 편집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을 진실되게 증언한다. 그러나 초대교회가 성경을 편집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성경의 원 저자이시다 (고전 4:1-2; 고후 4:5). 교회가 그리스도의 메시지 (복음서)를 산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우셨다. 교회(기독교)와 그리스도를 분리시킬 수 없다.

3) 양식 비평은 역사적으로 비상식적이다. 복음서가 기록되어졌을때에 성경을 기록한 사도들과 예수님의 생애의 목격자들은 많이 생존하고 있었다. 복음서의 저자들이 당시에 존재하는 구전들과 신화들을 수집, 편집할 시간이 없었다. 당시에 예수님의 생애의 메시지와 사역은 모두 공개되어졌고, 복음서의 저자들은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들을 본 그대로 참되게 기록하였다 (Harvie M. Conn, Contemporary world theology. pp.28-32). 만약 신약의 저자들이 예수님의 생애와 사역을 잘못 기록했다면, 당시의 많은 증인들에게 큰 반대를 당했을 것이다. 복음서의 저자들은 예수님의 생애와 복음을 참되게, 진실되게 기록하였다.

불트만은 현대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복음서에 있는 기적과 같은 신화의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udolf Bultmann, History of the Synoptic Tradition). 불트만은 신약성경이 신화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하여 기록했다고 주장한다(New Testament and Mythology, 1941).

불트만에 따르면 신약에 나타난 기적은 역사적으로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 아니라 신화와 같은 것들이며, 당시에 존재하는 신화나 구전 (oral traditions) 들은 그들의 신앙이나 실존을 위해 무엇인가를 증언하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신약 성경의 본문에서 신화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본문 (텍스트)을 실존적으로 해석해야 예수님의 참된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불트만의 비신화화(非神話化/demythologization) 이다.

불트만에 의하면 신화란 역사 속에 실제적으로 일어난 사건은 아니지만, 그러나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가진 꾸민 이야기이다. 많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에 나오는 초자연적(기적) 기록들을 모두 신화로 돌린다. 즉 성경의 기적들은 역사 속에 진실로 발생된 사건들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불트만은 신화를 인간적인 개념 (자연적)속에서 신적인 것 (초자연적)을 묘사하는 것이며, 유한한 것 (자연적)을 통하여 영원한 (초자연적)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불트만은 성경의 대부분의 기록을 신화로 본다. 

불트만에게는 어떤 사건이 역사적인 사실인가? 혹은 신화인가?는 중요하지 아니하다. 왜냐하면 실존주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역사적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에게 진정한 실존적 해답을 찾을 길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었다. 아무리 신화적인 이야기라도 오늘 나에게 주어지는 실존적인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참된 케리그마이며, 진정한 메시지라고 주장한다. 

불트만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성경이 기록된 시대와 크게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현대인은 성경의 신화를 문자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인은 과학적 세계를 믿고, 아프면 약을 먹지 초자연적 신화와 같은 기적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1세기 유대인의 세계관은 삼층적 우주관이었다고 한다. 즉 우주는 하늘과 땅, 그리고 땅 아래 지옥의 삼층 구조로 된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이러한 원시적 우주관을 가지고 자기들의 신앙을 표현한 것이 신약의 신화라고 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우주관을 가진 현대인들을 위해서는 이러한 신약의 신화를 ‘비신화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트만에게 ‘신화’는 고전적 자유주의 신학자들과는 다르게 전적으로 신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트만은 신화를 당시의 초대교회 공동체에서 실존적이며, 신앙적인 자기들의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현대인들이 성경에서 진정한 실존적 해답을 얻기 위해서 원시적 세계관에 의해 주어진 성경의 신화적 내용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비신화화 시켜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비신화화 작업을 함으로써 우리 시대에 맞는 형태의 바른 실존적인 메시지, 즉 케리그마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신약의 메시지를 재구성하거나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진수를 에워싼 신화를 벗기고 참된 (authentic) 케리그마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케리그마, Kerygma,는 신약성경에 기록된 사도들의 설교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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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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