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접어들었습니다. 오가는 길목에서, 그리고 가까이 멀리 보이는 들과 산자락에서 봄이 온다고 손짓하던 이런 저런 봄꽃들이 살랑대는 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 둘 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져가고 있는 자리에 연초록 잎들이 얼굴을 내밀고 손짓하며 저로 또 다시 미소 짓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예쁘게 손짓하며 미소 짓게 해주고는 있지만 살랑이는 봄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땅에 뒹굴고 있는 꽃잎들을 보고 있는 제 마음은 이내 시무룩해지고 맙니다. 그런 제 마음으로 다가오는 속삭임이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저렇게 땅에 뒹굴어줄 수 있어야 해, 가지에 매달려 있으려고 안간힘을 쓰지 말고 미련 없이 저렇게 져줄 수 있어야 열매를 맺는단다. 떨어져줘야 열매가 열려 자라는 여름이 오고, 열매가 여물고 익어 추수할 가을이 온단다. 그리고 겨울을 지나 또 예쁜 꽃을 피워줄 봄이 온단다."
이 아침에 이 속삭임을 듣고 미소 짓는 내게 하나님은 요한복음 12:24절 말씀으로 다가오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04.1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