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교단의 여러 모임이 있어 한국을 향했습니다. 집을 떠날 때 저희 정원에 심겨진 나무 위로 가을이 한발씩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 달 만에 시애틀로 돌아오니, 어느새 정원 곳곳 나무 아래까지 가을이 짙게 내려와 있었습니다. 뒤뜰 정원에 심겨진 블루베리를 비롯해서 단풍나무는 물론 불타는 부쉬(burning busheing)등을 비롯해 각종 꽃나무들도 아주 곱게 곱게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한 달 내내 돌봄이 없었는데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
이 아침에 한 잔의 커피를 기울이며 이렇게 고운 가을옷으로 갈아입는 정원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나이 들어가는 거야 세월이 흘러가는 흐름에 맡겨야 하겠지만, 그래도 나머지 인생은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처럼, 그렇게 곱게 물들여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면에서나 결코 추하지는 말아야 할 터인데…"
이런 생각을 하며 예쁘게 물들어 있는 이 가을처럼 저 자신을 어떻게 하면 예쁘게 물들여 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도하고 소원하고 있는 제게 하나님은 이렇게 다가오셨습니다.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엡 5:15-18).“
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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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