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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회자의 애송 시조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40여년의 목회를 마치시고 은퇴하신 한 목사님은 목회가 어려웠고 갈등과 고뇌 사이에 힘들 때 종종 시조 두 편을 외우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면구스러우신 듯 목사가 어려울 때 성구를 외웠어야 하는데 하시며 하나는 정몽주의 시로 “단심가”였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목회의 어려움 속에서 내 성질 내 주장을 내세우지 말고 죽자, 죽자,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살고 목회가 온전히 돌아가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하시면서 늘 죽자 죽자 하셨다고. 그게 십자가의 길이지 않겠는가. 목회자의 자세는 항상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종 이방원의 시조였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하여가”다. 세상이 달라졌는데 뭔 주의니 주장이니 내세울 것인가? 목사님이 이 시조 역시 애송하신 것은 교회 안에 논쟁이 일어나고 목사님의 목회관과 부닥칠 때 견딜 수 없는 아픔이 생겼지만 그러다가 교회가 깨어질까? 성도들의 마음이 흩어질까? 우려하는 목회자의 심정으로 자신을 포기하시고  주님의 뜻을 기다리는 자신이었고 진리 문제가 아니라면 참으셨다고 한다.

 같은 시대의 두 인물, 정몽주와 이방원. 이들의 시는 정치적인 문제에서 대립되고 있지만 목사님은 목회자의 자세로 40여년의 세월을 그렇게 보냈다는 것이다. 성경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진리 문제에서 그릇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자세는 항상 모두에게 져주고 교회와 성도의 평안을 비는 목회를 했다고 자부하셨다. 그래서 그 세월을 견디셨는가 보다.

revpeterk@hotmail.com

03.2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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