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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을 위하여 1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한국의 옛 노래에 해는 져서 어두운 데 찾아오는 사람이 없고 하는 가사처럼 은퇴를 하고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맞아떨어지는 노래처럼 들린다. 특히 내 친구 어디가고 나 홀로 남아서 하듯이 이미 같은 시대를 살고 함께 정을 나누든 분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만 알았던 분들도 한 둘씩 떠났다는 이야기를 읽을 때 더더욱 그러하다.

그 가운데 남은 자들에게서 들리는 이야기들은 외롭다 심심하다 에서 시작하여 누가 죽었다 어느 친구가 암에 걸렸다 하는 소식으로 일과를 지내는 것 같다. 그러니 은퇴자들에게는 죽음이 옆에 있고 혹시나 나는 그 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혹시 의사가 병을 선고한다면 내 병은 고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은퇴자들의 심사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루는 상담사로 일하는 큰 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확실히 노년에는 그런 외로움과 질병의 두려움 때문에 은퇴자들에게 우울증이 많고 그것이 오히려 또 다른 병을 낳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빠도 자원 봉사자 같은 것 해보실래요? 하고 물었다. 그렇잖으면 여행을 하시든지 글을 쓰든지 뭐라도 하라고 권유했다. 고마운 말을 들으면서 아빠는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아빠는 예전 목회할 때의 그 영적인 템포를 늦추지 않고 지금도 똑같이 생활하니 염려마시라 하고 안심을 시켰다.

revpeterk@hotmail.com

02.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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