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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병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집을 한 번씩 방문했을 때 그분들의 화장대 또는 거울 앞에 웬 약병이 이리도 많을꼬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젊었을 때, 그리고 철없는 마음이었다. 나이가 들고 보니 나의 책상 위에도 여러 약병이 점점 늘어나고 수두룩한 것을 본다. 때로는 내가 부흥회를 가려고 가방을 정리하다 보면 나 역시 약병을 챙긴다. 한 두 개가 아니다. 

나 역시 젊을 때는 속으로 뭐라고 말했던가? 그런데 오늘의 나 역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조절을 비롯해서 나이가 들었으니 영양제를 먹어라 해서 먹겠다고 둔 것이 점점 개수가 늘어난다. 때로는 목사님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식사 중에 또는 식후에 뭔가 입에다 털어 넣고 계시는 분들도 본다. 무슨 약일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아브라함도 이삭도 약을 먹었을까? 약은 아니래도 약초? 좋은 고기? 생선? 하면서 상상을 해본다. 

그런 이야기를 읽었나? 들었나? 주일 예배에 나왔던 집사가 축도 전에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몸이 편찮은가? 다른 성도와 마음이 상했나? 걱정하며 전화했더니 주일에 선약이 있어 급히 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사님이 안타까운 마음에 “집사님 주일에는 구약과 신약만 있지 선약은 필요없습니다.”라고 했단다, 목사님의 마음을 읽는다. 앞에서 이야기한 그대로 거울 앞에 화장대 앞에 수두룩한 약병들 사이에 구약과 신약의 약병은 항상 놓여있는가? 하고 묻고 싶은 마음이 든다.

revpeterk@hotmail.com

12.2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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