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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만들기 1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조금 고민을 했다. 제목이 좀 어색했다. 설교는 하는 것이지 만들다니. 그래서 설교 준비하기로 하려다 그냥 만들기로 하고 글을 쓴다. 나는 신학교 때부터 설교하는 것이 좋았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 가르쳐드리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그렇게 하려니 성경을 나름대로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야 하고 해석도 설명도 조리 있게 함으로 더 나은 설교를 만들려고 헌신을 했다고 하겠다.

그런데 때로는 설교를 한 이후 아찔한 순간이 있을 때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해석의 오류 또는 전달의 미숙함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목회 중반부터 나는 설교를 외웠기에 때로는 순서가 바뀔 때가 있었고 연도나 사람들의 이름을 잘못 말할 때도 있었으니.

은퇴 이후 그래도 나는 설교를 만드는 것이 좋았다. 혹자는 설교하실 곳도 없으면서 설교는 왜 만드느냐 하고 물을 때 나는 내 설교가 하나님의 마음에 들면 하나님은 언제라도 그 설교를 하게 하실 것이요 하고 답했다. 그런데 은퇴 후 가슴 아팠던 일은 책장을 정리하면서 40년 동안 했던 설교의 원고를 어느 정도 버릴 때였다. 그 설교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한글로 된 원고라 자녀들에게 줄 수도 없고. 가슴 아프게 버렸지요.

revpeterk@hotmail.com

08.0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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