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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장소리를 들으십시오

류응렬 목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중국 작가 임어당이 한 말입니다. “청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울타리 사이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고, 중년으로서 글을 읽는 것은 자기 집 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에 글을 읽는 것은 발코니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독서의 깊이가 체험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임어당의 말처럼 독서는 책이 전해주는 강도에 따라 받는 영향이 다르지만, 더 큰 영향은 독서하는 사람의 상황에 달려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깊은 우물 같은 사람은 어떤 책을 읽어도 깊은 샘에서 길러내는 생수를 마실 수 있을 것이요, 같은 킬리만자로 산을 다녀와도 정상을 정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을 울리는 시를 창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보다 읽는 사람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나 인생을 살아갈 때도 마찬가집니다. 문자로 성경을 읽으면 뜻 풀이에 집중할 것이고, 하나님의 음성으로 읽는 사람은 그 앞에서 자신을 들여다 볼 것입니다. 성경은 내면을 정확하게 보게 만드는 영혼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문자로 읽는 성경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성경 읽기, 하나님의 심장소리를 듣는 성경읽기가 시작될 때 거룩한 기쁨이 임하기 시작됩니다. 엠마오 도상에서 했던 제자들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예수께서 말씀을 풀어줄 때에 우리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눈사람을 만들다 보면 처음에는 눈이 쉽게 부서지지만 어느 수준에 이르면 굴리기만 해도 말그대로 눈덩이처럼 굴러갑니다. 어떤 일이든 일정 수준에 이르면 무서울 정도로 가속도가 붙습니다. 이를 임계점이라 부릅니다. 독서도 임계점에 이르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내공이 생깁니다. 성경 말씀을 읽을 때 임계점이란 한 문장씩 이해를 넘어 성경전체가 하나의 산처럼 눈에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또한 문자의 의미를 넘어 살아계신 하나님의 생명력 있는 말씀으로 들려오는 순간입니다. 성경읽기에서 임계점을 체험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성령의 은혜를 기대하면서 읽고 또 읽다보면 어느 순간 성경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서 내 내면에 걸어다니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을 느껴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렇게 고백하는 성도들을 대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체험하는 최고의 길은 예수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깊이 읽는 것입니다. 문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장소리를 듣는 갈급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것입니다. 믿음의 확신이란 최면이 아닙니다. 반복하다 보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세뇌도 아닙니다. 성경을 통해 인격적으로 다가오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성경읽기가 하나님을 체험하는 최고의 길입니다. 성경을 가까이 해 보십시오. 하루 십일조 시간을 양서를 읽고 성경을 읽는데 투자해 보십시오.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입니다.

preachchrist@kcpc.org

10.2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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