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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기도했어요

곽덕근 목사 (은혜와평강교회 담임)
곽덕근 목사

(은혜와평강교회 담임)

 애틀란타에서 자동차로 75번을 타고 북쪽 방향으로 두 시간 정도 달려가면 차타누가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그곳에는 Lookout Mountain이라는 산이 있고, 그 산의 지하 350m에는 Ruby Falls라는 아주 유명한 자연동굴폭포가 있습니다. 루비폴은 레오 램버트라는 사람이 1928년에 처음 발견하고, 1930년에 자기 아내와 함께 다시 찾아와서 아내의 이름을 붙여 루비(Ruby) 폭포(Falls)라고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내가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목회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루비폴이 유명하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동굴을 들어서서 좁고 어두운 길을 조심스럽게 들어가다 보면 어마어마한 종유석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비추는 곳을 바라보면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아름다운 종유석들이 보이는데, 그 모양을 따서 Donkey, Bacon, Niagara Falls, Stake and potatoes 등등의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동굴 천장에는 종유석이 마치 고드름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심지어 위아래서 만나 서로 닿아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하며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가다 보니 마침내 동굴 끝에 있는 폭포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폭포 앞에서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바로 그 때 옆에 있던 미국 여자 한 분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들렀습니다. 자기가 끼고 있던 보석반지의 알이 빠져서 땅에 떨어졌던 것입니다. 그러자 옆에 같이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주저앉아 찾아주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둡고 바위 투성이인 동굴 바닥에서 작은 보석 알갱이를 찾는 것은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 같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두 사람씩 찾기를 포기하고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나 역시 조금 찾아보다가 어려울 것 같아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일어섰습니다. 바로 그 때 당시 중학생이었던 첫째 딸 하경이가 두 손을 번쩍 들며 소리쳤습니다. “I found it!” 

잃어버렸던 보석 알을 받아 든 그 여자 분은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동굴 안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하경이에게 깜깜한데 어떻게 찾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하경이는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빠, 기도했어요.” 나와 아내는 하경이의 대답을 들으며 “하경이가 우리보다 낫네” 하며 웃었습니다. 

성경에는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합니다(살전 5:16-18). 그러나 목회를 하다보면, 많은 성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기도하지 않거나 기도하기를 멈추는 것을 봅니다.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기도하지 않고, 기도 응답이 늦어지니까 기도하기를 멈추고, 심지어 자기 생각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은 기도조차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성도들에게 어떻게 하면 기도 응답에 관해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하나님은 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는 것을 믿으니까 기도하는 것입니다. 

2.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십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들으시는 줄을 안즉 우리가 그에게 구한 그것을 얻은 줄을 또한 아느니라”(요일 5:15). 

3.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되, 가장 좋은 것으로 응답해 주십니다(마 7:7-11). 

4.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실 때에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십니다(엡 3:20). 

5.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에게 좋은 것으로 넘치도록 응답해 주시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감사함으로 기도해야 하고, 또 기도한 후에는 받은 줄로 믿고 감사해야 합니다. 예수님도 죽은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요 11:41)라고 미리 감사하신 후에 “나사로야 나오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감사의 기도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최고의 기도입니다. 

revkwak@gmail.com

10.1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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