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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고릴라(The Invisible Gorilla)

한일철 목사 (그린스보로한인장로교회 담임/NC)
한일철 목사

(그린스보로한인장로교회, NC)

2011년 3월 5일 조선일보에 재미있는 ‘인지 심리학 실험’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1997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된 심리 실험을 그대로 재현해 본 것 입니다. 진짜 그런가 하며 경기 하프타임 때 이벤트 사회자가 관중들에게 문제를 냅니다. “지능 측정 이벤트입니다! 전광판 동영상을 잘 보세요. 흰 옷 입은 사람 3명과 검은 옷 입은 사람 3명이 뒤섞여 각자 자기네끼리 패스를 주고받습니다. 흰 옷 입은 사람들끼리 몇 번 패스하는지 잘 세어보세요.” 

그 곳에 모인 관중 2,280명이 영상을 보며 열심히 패스를 셉니다. 그러나 이 영상의 진짜 의도는 패스 횟수가 아니었고, 본 동영상에 사람 말고 다른 것도 나왔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본 ‘동영상 하버드 실험’을 설계한 대니얼 사이먼스와 대학원생 크리스토퍼 차브리스가 직접 만든 것으로 길이는 36초였습니다.

자세히 영상을 보면 학생 6명이 패스를 주고받는 동안, 온몸에 검은 털이 숭숭 난 고릴라가 9초에 걸쳐 어슬렁어슬렁 지나갑니다. 심지어 학생들 복판에서 두 차례 가슴도 두들깁니다. 이날 삼산 체육관 관중 가운데 주최 측에 문자를 보낸 사람은 총 580명이였는데, 고릴라가 등장했는데 보았냐는 질문에 "고릴라를 못 봤다"는 사람이 315명 (54.3%)에 달했습니다. 패스를 세는데 집중하여 코앞에 있는 고릴라를 놓친 것입니다. 그런데 하버드 실험에서도 “고릴라를 봤다”는 사람은 50%에 불과 했으니 1997년 미국과 2011년 한국에서의 실험 결과가 거의 유사한 것입니다. 그 실험을 통해 쓴 ‘보이지 않는 고릴라’(The Invisible Gorilla)란 책 주장 그대로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설교를 하면서 이 예화를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 때에 무엇인가에 빠져 살면 정작 봐야 할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살 때가 있습니다. 게임에 빠져 사는 학생들을 보면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외면하고 살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그것만 몰두하여 빠져있으면 정작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을 놓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놓치고 사는 것이 무엇일까요?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이 헛된 우상에 빠지자 살아계신 하나님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왕 아하시야가 다락에서 추락하여 큰 병이 들자 그 병이 치유될 수 있는지 에그론의 신인 바알세붑에게 묻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 있는 그의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들매 사자를 보내며 그들에게 이르되 가서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이 병이 낫겠나 물어 보라 하니라  여호와의 사자가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 올라가서 사마리아 왕의 사자를 만나 그에게 이르기를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너희가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러 가느냐 그러므로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올라간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할지라 네가 반드시 죽으리라 하셨다 하라 엘리야가 이에 가니라”(왕하 1:2-4). 하나님이 보이질 않은 자의 최후의 모습입니다. 어느 주석을 보니 바알세붑은 블레셋 도시 에그론의 신 <똥파리>라고 합니다. 그러한 것은 신으로 여겨도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른 것들에 정신이 팔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지 못한 비참한 인생이 된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보아야 할 분이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님이라고 가르칩니다(히 12:2). 초대교회 스데반 집사는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보았을까요? “스데반이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행 7:55). 우리는 오늘 무엇을 보며 살고 있나요? 다른 것으로 인해 혹시 예수님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그저 통계를 위한 실험으로 끝날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의 삶에서 창조주이시며 유일한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만약 보지 못하고 계속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일생일대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항상 하늘을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의 거하는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벧후 3:13). 이제 믿음의 눈을 가져 매일 삶속에서 가장 중요한 우리 주님과 그 분의 약속을 내다보며 살아야 할 때 입니다. 

hanusa1962@gmail.com

 

09.0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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