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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의존성에 해결책은 있는가? 말라위에서 (2)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자연 자원 관리의 책임성 강화는 전 세계적인 관심이며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 관리에 대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제도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또한 석유, 광물 및 산림과 같은 자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재투자 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원들이 분쟁을 더욱 야기하고 국가 사회적 불안요소가 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이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은 동아프리카 항공운송의 허브역할을 감당한다.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를 가기 위해서 비행기는 콩고에 먼저 기착하여 승객들을 내리고 새로운 승객을 태운다. 중국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들이 기내에 가득 찬다. 대부분 그들은 콩고에서 광산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콩고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코발트 70% 이상을 채굴한다. 희토류 자원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데 코발트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주요 요소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리튬보다 약8배 이상의 코발트가 들어간다. 콩고의 많은 자원은 중국으로 수출되어 사용된다. 세계최대 코발트 광산을 보유하고 채굴하는 카모토 구리 회사는 거의 대부분을 중국 화요우코발트로 수출하여 정제한다. 이런 코발트의 수요는 전기 차의 급속한 수요로 인하여 가속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 코발트를 채굴하는 콩고에서 생산량의 약 15% 를 소규모의 영세한 광부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 장비 없이 지하 갱도에 들어가서 독성의 먼지를 들이마시며 일하는 아이들과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자원들이 국가 내부의 분쟁을 초래하거나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광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광물들을 분쟁광물 (Conflict Minerals) 라 부르고 무역 규제를 하는데 그것은 무력 분쟁 자금원이 되거나, 노동착취, 인명피해, 환경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아직 코발트는 분쟁광물로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속히 분쟁광물로 구분하여 투명한 자원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콩고는 풍부한 자원의 대국이지만 자원을 둘러싼 지역 군벌, 외국의 자본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들의 전쟁터가 되어 끊임없는 살인, 강간, 납치 및 약탈의 도가니가 되어있는 것이다. 풍부한 자원이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과 분쟁과 불안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자원에서 얻은 수익은 소득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사용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투명하고 책임성 있는 국제적인 노력과 기업들의 상생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일이다. 

아프리카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적 파트너쉽 및 원조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많은 국가들이 식민지로 부터 독립을 하면서 일어난 현상들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저개발 국가들을 위한 대외원조의 역사와 현실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많이 다르다. 대외원조가 빈곤을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줄일 수 있다는 의견 (Jeffrey Sachs)과 줄일 수 없다 (George B. N. Ayittey)는 의견으로 나뉜다.  

빈곤을 줄일 수 있다는 대표적 주장을 하는 Sachs 는 경제개발 촉진을 위한 도구로서의 개발 원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경제 발전과 빈곤 감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이 나름 열매를 맺었다고 평가한다. UN 에서 2000년에 들어서면서 만든 새천년 개발 목표 (MDGs)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고, 이제는 지속가능 개발 목표 (SDGs)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Sachs가 지적하는 것은 국가가 다른 국가에 직접 원조를 하는 양자원조의 4분의 1만이 장기간의 빈곤 감소와 질병 감소를 위해 쓰인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원조의 효과에 관한 논의는 경제 성장과의 적극적 연관성을 찾아 평가하려고 하였지만 원조의 많은 부분이 폭력과 기근 또는 깊은 경제적 위험에 속한 국가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원조가 실패하였다고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원조가 실패를 야기한 것이 아니라 원조가 실패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부분의 원조는 장기간의 경제 성장을 위한 목적 보다는 긴급 상황이나 정부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조가 개발 원조를 위해 사용되었을 때에 가장 성공적이기 때문에 원조는 개발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성공적인 사례들로 아시아의 녹색 혁명, 천연두 박멸, 가족계획, 아동 생존캠페인, AIDS, 말라리아, 결핵의 치료들이 있다. 

이러한 개발의 성공 사례들을 통해 배우는 교훈들은 첫째, 강력하고 저렴한 비용의 기술에 기반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지역의 소유권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구현하기 쉽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성공의 열쇄는 기초가 과학적으로 합리적이고 행정상으로 실현가능하며 적당한 조건의 기술이다. 셋째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때 필요한 규모에 적용된다. 여기에 성공의 열쇠는 선행된 기본 기술의 시연이 아니라 그 기술의 차이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규모에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이 잘 알려져 있고,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축 되어 있다면, 빠른 규모상승은 가능하며 글로벌전략과 현지 적응 및 지원에 기반을 둔다. 넷째로 저소득 국가로의 중재는 신뢰할 수 있는 자금을 바탕으로 한다. 다섯째는 다각도의 중재는 많은 국가 정부와 국제기구들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여섯째는 성공률을 평가하기 위해 특정한 투입, 목표, 그리고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빈곤을 줄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Ayittey 는 아프리카 내부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말한다. 더 많은 해외 원조가 아니라 아프리카 자체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원이 있으나 부정직한 아프리카 지도세력들의 부정부패와 만연한 사기적인 외국 원조 스캔들로 인한 실패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프리카를 돕는 보다 나은 방법은 똑똑한 원조 (Smart ODA) 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도시사회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으로 하여금 원조금을 감시하고 내부에서의 개혁을 부추길 권한을 주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권한의 이양은 이러한 독립체들에게 정보와 자유로 무장하고 탄압, 부패 및 가난으로부터 자신들 스스로를 해방시킬 제도적 방법을 요구한다고 한다. 개혁은 정부 내의 개혁적인 동료가 아닌 정부 밖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유적이고 독립적인 미디어, 사법부독립, 독립적인 선거위원회, 독립적인 중앙은행,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시민사업, 중립적이며 전문적으로 무장된 보안원 등이라는 것이다.  이런 제안들이 너무나 이상주의적으로 들리는 것은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에게 이런 자원들이 투입될 때에 그것을 책임감있게 맡을 수 있는 개인들과 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또한 그들을 믿고 정부를 소외시키고 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기 위해 투자할 국가가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국가로서 미국은 절대적 수치로 보면 가장 큰 기부자이기는 하지만 경제 규모로 보면 OECD 국가에서 최저 수준의 기부자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든 OECD 국가들에서 GNI의 0.7% 를 국가의 공적 원조, 0.3%의 사적 원조 목표를 세웠는데 2022년 덴마크 (0.7%), 독일 (0.83%), 룩셈부르크 (1.00%), 노르웨이 (0.86%) 와 스웨덴(0.90%) 이 이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은 0.39%를 한국은 0.17% 를 제공하였으나 일본은 무상 원조보다 유상 원조가 더 많고 한국은 무상 원조가 더 많았다.   한국은 2021년 기준 양자 간 원조와 다자 간 원조가 약 75.5%, 24.5% 비율로 지원 되었는데 양자 간 원조의 경우 유상원조가 36.2%, 무상원조가 63.8% 의 비율이었다. 세계에서 16번째 로 많은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이다. 말라위는 한국의 ODA 지원국 가운데 54번째로서 372만 불이 지출되었다. 미국은 여러 단체들을 통해 4억1천만 불을 지원하고 있으며 USAID 를 통해서는 2억3천7백여 만 불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HIV 예방과 치료를 위해 지원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가의 위상을 위해서 수년간 더 많은 원조를 약속하고 있으나 아직 그 목표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ODA 는 현재 극히 제한적이지만 한국 선교사들이 전체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를 상회하는 수준일 것이다. 

국제적 파트너와 협력하여 원조 및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세계은행이나 IMF 등의 국제기구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의존성을 지속시키는 것이 아닌 자립성, 역량 강화 및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각 국의 ODA (해외원조 프로그램) 이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국가 정책적이며 국제 정치적인 ODA 사업을 통해서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는 선교사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ODA 라도 한 국가가 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며 국제적 협력을 통해서 일할 때에 성공적인 사례들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극히 제한된 자원으로 일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특히 한 국가나 지역에서 일할 때에 개인적인 사업의 계획이 아니라 전체 선교사들과 선교단체들의 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실패를 예약하고 일 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둘째는 현지 지도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그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어떤 외부인도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지 지도력과 함께 일하며, 그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나설 수 있도록 도울 것 인가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적 안정과 평화 강화는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말라위는 국가 및 지역 내에서 정치적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으로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뛰어난 수준이어서 장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말라위의 현 정부에서 Civil Service Commission (공무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받았으나 말씀 사역을 위해 사임한 동남 아프리카 장로교회의 수장으로 섬겼던 치풍고목사는 말라위의 교회가 많은 양적 성장을 하고 있는데 모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 후원을 받는 교회가 아니라 이제는 아프리카 전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가 되어야하며 이를 위하여 교회에 선교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의존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참으로 복잡하며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단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해결책은 각 나라의 특정한 요구 사항과 상황에 맞게 맞춰져야 하며, 지역 사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포함해야 한다. 

여기에서 외부인으로서 선교사들은 어떤 자세를 가지고 국가의 변혁을 위해 참여해야 할 것인가. 각자가 받은 사명대로 섬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가와 민족에게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현지 지도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일해가야 할 것이다. 현지의 지도자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도우며, 낙심하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어할 때에 힘을 돋아주는 위로자로서 격려자로 안내자로 코치의 역할을 감당하고 나의 프로젝트 건설이 아닌 말라위인들이 우리들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말은 쉽지만 오랜 희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선교지이나 미래의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을 대륙에 복음적인 성경에 기초한 교회들이 세워져 가도록 체계적인 기독교 교육에 많은 힘을 써야 할 때이다.   

dr.yongcho@gmail.com

 

02.1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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