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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의 팀이 되어야 할까?

“우리 교회는 혼자서 조용하게 하나님 나라를 섬기기 원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하는 일 들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연합하는 일은 우리 체질에 맞지 않습니다.” 어느 날 신실하다고 알려진 한 목회자와의 대화를 마치고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무엇이 그렇게 외톨이를 만들게 하였고,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하였을 만한 일이 그렇게 함께하는 일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언어와 방언과 문화와 민족을 초월하는 거대한 나라이다. 아무리 큰 대형교회라 하더라도 어느 한 지역교회로 위대한 하나님 나라를 다 품을 수 없으며, 아무리 작은 개인이라 하더라도 위대한 하나님 나라의 DNA는 그 안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그 하나님 나라를 표현하는 모습 속에서 참다운 생명의 살아있음이 증거 되는 것이다. 그런 위대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어떤 사람들을 준비시키시고, 누가 우리의 팀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동역자들이 될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선교의 아름다운 연합을 위해서는 먼저 선교사들이 서로 협력하여야 한다. 가장 가깝게 선교단체에서 함께 사역을 위해 한 지역으로 보낸 선교사들이 당연히 팀워크를 해야 한다. 만일 팀워크가 불편한 관계가 된다면 일반적으로 국제단체에서는 함께 동일 장소에서 사역을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교단이나 선교단체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 독립적으로 사역을 하도록 허락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바람직한 모습은 전혀 아니다. 그래서 한국 선교사들이 팀사역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기의 사역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픔이 있더라도 정리되어야 할 일이다. 

 

현실적으로 모두가 한 팀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없더라도 유기적인 팀워크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는 있다. 그것은 한 지역에 상주하는 선교사들이 긴밀하게 소통하여 서로 사역을 드러내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나서도록 각 지역의 선교사회나 국가의 선교사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거의 모든 선교지마다 한인선교사들은 선교사회를 조직하고 있다. 이렇게 독특한 집단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한인들이 조금씩 더 양보하고 서로를 품어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지역에서 사역하는 시니어들의 책임이 크다. 

 

시니어선교사들이 화해의 제물이 되어 모범적으로 화합하여야 한다. 오래된 선교사들끼리 서로 화합하지 못할 때는 후임으로 유입되는 선교사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고 연합을 깨는 일이 많이 있다고 한다. 만일에 어느 선교지에서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이제라도 시니어 선교사들은 화합하지 못한 잘못을 회개하고 화해의 주님을 배우고 먼저 용서를 구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모두가 주님 앞에 설 때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을 상상이나 하겠는가. 우리가 천국을 선포하는 사람들이라면 먼저 이 땅위에서 천국의 맛을 볼 수 있도록 먼저 배운 시니어 선교사들이 서로를 포용하고 화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에 한국선교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 분명하다. 

 

선교의 연합을 위해서는 선교의 방법이 달라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다른 점과 틀리는 점을 구분하여야 한다. 다름은 받아들이지만 틀리다고 생각될 때에는 서로 대화를 통해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의 방법만이 옳다는 교만은 많은 선교사역을 더 어렵게 하고 교회의 일치를 깨뜨리는 가장 큰 잘못을 범하게 하는 주범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다양한 방법을 받아드리는 것이 모두 옳다고 단정할 수 는 없다. 그러나 나의 방법만이 옳다고 할 때에 어떠한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모슬렘들을 향한 선교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상황화의 접근방법에 극단적인 상황화로 극한 내부자운동의 찬성론자와 상황화 자체를 닫아버리고 극단적인 투쟁론자로 분리될 수 있다. 극단적인 투쟁론자들은 모든 모슬렘은 사탄의 종이기 때문에 그들을 경계하고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모슬렘에 대한 혐오를 충동적으로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다른 사람들은 반대의 입장에서 모슬렘의 거의 모든 입장을 받아들임으로 말미암아 성경적 원리의 비틀림으로 보여지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나온다. 그러나 양쪽의 모두가 선교를 하는 사람들이고 모슬렘선교의 필요성을 교회에서 강조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반 성도들에게 혼돈을 가져오게 하고 오히려 선교의 열정을 식게 하며, 근본적인 선교의 필요성을 의심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는 양쪽의 모두가 원하지 않는 일이고 결국은 선교를 막으려는 사탄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이런 일은 특히 북한선교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극명하게 나타나는데 조심하며 접근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 어떤 일이 있어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공급된다면 먹을 것을 공급 해줘야 한다는 입장에서 북한 선교를 접근하는 사람들과 절대로 물건이나 돈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에서 북한정권의 붕괴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린다. 어떤 방법으로 선교를 하고 있던지 서로를 적으로 보지 말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서로를 존중하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선교사들은 서로를 비난하는 행동을 조심해야한다. 선교사들 가운데 소위 “잘나가는” “유명한” “많은 교회의 초청을 받는” “모금을 많이 해가는” 선교사가 주위에 혜성처럼 나타날 때에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갑자기 유명해지거나 초청이 잦아질 때에 선교사 본인은 극히 조심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회들이나 단체들도 “유명해지는” 선교사를 초청하는 일은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에 단기간에 많은 간증을 하고 유명세를 타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사역을 잘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을 보게 된다. 교회에서는 이런 일반선교사들의 비판을 시기나 질투로 하찮게 생각하고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회적으로는 누군가 산뜻한 간증거리를 가지고 은혜(?)를 나누어 주는 것이 목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좋은 뜻으로 자주 초청을 하게 된다. 자주 그렇게 초청을 받다 보면 선교사도 연약한지라 조금은 과장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부정직한 보고나 간증이 나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선교사가 많은 모금을 하게 되면 이 재정의 투명한 사용에 대한 책무성을 가진 단체가 없을 경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들은 같은 지역의 선교사들을 통해서 주로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 지역이나 국가의 선교사회가 유명해진 선교사를 비난하거나 지적하는 글을 발표하거나 심지어 신문에 고발장이나 성명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들은 참으로 순수한 선교를 막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다고 심각한 잘못이 드러나는 경우에도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여 의분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참사이다. 

 

이런 모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모든 선교사들에게는 책무성을 물을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잘못이 드러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고, 관리 책임을 질 수 있는 단체에 속해야 한다. 물론 선교사 가운데 극소수는 단체에 속하지 않고도 신실하게 선교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특이한 경우를 일반화하지는 말아야 한다. 교회의 선교가 선순환을 하기 위해서는 교회에서는 “유명한” 선교사들에 대한 지원을 신중하게 검토하며 협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만 잘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그런 지역선교사들 다수의 비판을 무시해버리는 것도 건강한 선교의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폐를 끼칠 수 있다. 개인 선교사들에게는 관리를 받지 않고 무책임한 행동을 권장하는 듯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더욱 연합하는 일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선교사들의 연합은 한국인 선교사들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부름받은 선교사들 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그 지역의 시니어 선교사들 가운데서 오랜 친분을 쌓은 타국출신의 선교사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자주 교류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교사회의 임원들이 주기적으로 앞장서서 타국 출신 선교사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고 선교사들의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들의 존재에 대해서 타국 선교사들이 알고는 있지만 긴밀한 협력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많이 듣는다. 한국선교사들은 이런 지적을 겸손하게 경청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비서구권의 국가에서 파송되어 나오는 신임선교사들에게 한국선교사들은 손을 내밀어 의도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특히 미주에서 파송 받은 선교사들 가운데 이런 관계를 섬길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겸손히 섬긴다면 선교공동체에 큰 유익을 줄 것이다. 

 

선교사들의 연합은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선교에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인 선교사들이 완전한 팀을 이루지는 못한다고 해도 서로가 팀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예수님 팀”이 가동되는 날이 오면 놀라운 일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요17:11)” 라고 기도 드리신 것이리라. 한국선교사들의 아름다운 팀워크를 기대하며.            

dr.yongcho@gmail.com

09.0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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