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C 사무총장, Ph.D)
태국의 북쪽 지역은 선교계에서 전략적으로 요충지와 같이 많은 단체들과 선교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한 지역에 한 선교단체에서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여러 개의 팀으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기능적이나 관심 영역적으로 다른 팀들이 모여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선교사들 스스로는 함께하기 어려워서 나누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느 것이 가장 좋은 해결점인지 여기에서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단체가 여러 개로 나뉘어져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아닐까. 이것은 한 단체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 162개국 이상에서 사역하고 있는 3만여 명의 한인 선교사들의 열정은 누구도 비난하지 못할 만큼 뛰어난 점이 있지만, 팀워크에서 만은 자주 비판을 받고있다. 한국선교가 한 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욱 건강한 팀워크를 기대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고 실천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한다.
“팀의 다섯가지 역기능”이라는 책을 저술한 패트릭 렌시오니라는 실리콘 밸리의 경영 컨설턴트는 팀워크를 점검하고 건강한 팀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팀워크를 점검할 때에 첫째로 역기능팀의 특징은 신뢰의 결핍이라고 말한다. 팀원들이 동료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진심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실수와 약점을 이야기할 수 없는 팀의 구성원들은 신뢰의 기반을 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팀에서 서로를 신뢰한다고 하는 것은 각자 팀원들이 가진 자신의 취약점을 다른 팀원들이 악의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 취약성에는 결점이나 재능부족,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 실수 등이 포함된다. 이런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을 때는 서로 정치적 계산에 따라 상대를 대하거나 기만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는 팀원들이 대인관계를 관리하느라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고 결국은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 없고 높은 이직률만 만나게 만든다. 그 특징은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동료들에게 감춘다. 동료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신의 책임 영역이 아닐 경우에는 관심을 가지고 돕지 않는다. 다른 동료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쉽게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동료들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는 데 실패한다. 자신들의 행동이 불러올 파장을 관리하는 데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항상 감정의 앙금을 남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두려워하거나 함께 있는 시간을 피할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신뢰하는 팀원들은 그 반대의 행동방식을 보인다. 그들은 약점과 실수를 시인한다. 팀원들에게 기꺼이 도움을 청하며, 자신의 책임 영역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과 정보를 수용하는 태도를 가진다. 어떤 사항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서로에게 상대방에게 유리하도록 믿어준다.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기꺼이 피드백과 도움을 준다. 동료들의 기술과 경험을 인정하고 활용하며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신뢰가 바탕이 될 때 주저 없이 사과하고 상대방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회의 시간을 비롯하여 팀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하는 행동을 한다.
신뢰의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함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신뢰를 쌓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개인사를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 팀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일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은 각 팀원들이 다른 팀원 한 명 한 명에 대해 그 사람이 현재 팀에 기여하는 최대 공헌은 무엇이고, 팀의 이익을 위해 개선하거나 없애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 하나씩 확인하는 것을 하라고 한다. 이것은 아주 민감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조금만 신뢰가 쌓여지면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좋은 팀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더 잘 알수있는 성격과 행동성향을 검사하여 나누는 방법이 필요하다. MBTI (마이어브릭스 유형지표) 등 성격유형 검사를 전문가와 함께 해보는 것은 아주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좋은 방법이 된다. 팀 체험은 극기훈련 등의 야외활동을 함께 함으로 팀워크를 다지는 방법이다. 또한 위험도가 높기는 하지만 360도 피드백 방법도 활용해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이때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며 위신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때까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할 것은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춰내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저자는 바른 충돌이 팀웍을 만들어가는데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역기능팀의 특징은 충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것이다. 신뢰가 없는 팀은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 거리낌 없이 비판을 하는 논쟁을 벌일 수 없다. 솔직하지 못한 토론과 자기방어적인 말만을 일삼는다. 위에서 제안한 신뢰의 부족을 극복해 나가면 충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가 쉽다.
저자는 우리는 그동안 충돌을 금기시해 왔다고 말한다. 업무상의 충돌은 더욱 그렇게 믿어왔다. 그래서 높은 지위에 올라갈수록 열정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점은 생산적인 이념의 충돌과 파괴적인 싸움을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념적인 충돌은 개념과 사상의 문제에 제한된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상대방의 인간성에 논쟁의 초점을 맞추는 등의 비열함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산적인 충돌의 유일한 목적은 최단 시간에 최고의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감정의 앙금이 없이 열띤 논쟁을 끝맺으며 다음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열의와 자발성은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한국문화와는 너무나 다른 듯한 제안을 하고 있지만 곱씹어보면 우리 문화에서도 그것을 어느 정도 용인하여 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려서 종종 하는 말이 “아이들은 서로 싸우면서 친구가 된다”고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타협해가는 모습 들에서 성장 함을 보아왔던 것이다.
충돌을 두려워하는 팀은 회의 시간은 따분하지만, 막후에서 정치적 알력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논쟁을 피하기 때문에 팀원들은 모두가 의견 청취에 실패하고 짐작하여 그럴 것이다 라는 식의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바른 충돌이 용인되는 팀은 회의 시간이 활기차고 흥미로우며 팀전체가 생각을 끄집어내 집단지성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고 중요한 문젯거리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대인관계 관리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된다. 이렇게 충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충돌이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충돌을 피하는 팀원들을 충돌의 현장으로 끌어내는 충돌을 캐내는 광부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TKI (토머스-킬만 충돌관리유형 검사)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충돌을 둘러싼 인간의 근본 성향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팀원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접근 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충돌을 위해서는 리더는 심리적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 충돌로 말미암아 팀원들이 피해를 볼까 생각해서 막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자연스럽게 해결해가도록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건전하다 하더라도 충돌이란 한국문화와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아주 어려운 일이다. 부부 관계, 부모자식 관계, 친구 관계 등에서는 특히 그렇다. 금기시 되어온 문화특성이 이를 막고 있지만, 건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돌에 대한 바른 이해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건전한 충돌을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졌거나 거부당했다 하더라도 팀의 결정사항에 확신을 가지고 헌신하게 되는 것이다.
헌신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한데 하나는 명확성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업무”라는 주인의식이다. 팀의 헌신이 결핍된 이유는 만장일치에 대한 욕심과 확실성의 결핍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헌신에 실패하는 팀의 행동방식은 행동지침과 우선순위에 관해 팀 내부에 애매성을 가져오고 과도한 분석과 불필요한 결정 연기로 결국 기회를 놓치는 일이 발생한다. 신념의 결핍과 실패의 두려움을 조성하게 되고 끝없는 토론과 결정의 번복을 거듭하게 된다. 그러나 헌신하는 팀은 공동의 목표를 놓고 팀 전체가 함께 조율하고 실수를 통해서도 학습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며 결국은 경쟁자보다 앞서갈 수 있게되는 것이다. 헌신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회의 중 도달한 핵심 결의사항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검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다음 단계의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다면 단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확인하여야 한다. 그리고 최종 결정을 내릴 마감 시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간 결정과 논의상의 주요 단계 도달 시점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팀 내에서 문제에 관한 논의를 끝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압박을 해야 하며 팀이 설정한 시간표를 고수하여야 한다. 확실성이나 만장일치에 지나치게 높은 가치를 부여해서도 안된다.
네 번째의 함정은 책임의 회피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팀은 서로 다른 업무수행 기준을 가진 팀원들 사이에 원망이 싹트고 평범함을 강조하며 마감시한과 핵심적인 약속사항을 놓치는 일이 많아진다. 그러나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팀은 개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개선의 압박을 느끼게 만들고 주저없이 상대의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신속하게 문제점을 확인하며 높은 기준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팀원들 사이에 존중심이 확립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목표와 기준이 명확하여야 한다. 팀이 이루고자 하는 팀의 목표가 무엇이고 누가 무슨 일을 맡아서 해야하며 성공을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정확하게 명시하여야 한다. 정기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한데 업무수행에 관한 피드백을 주고받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며 팀원들이 목표나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 반드시 정기적인 대화를 나눌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분명한 기대치나 구조적 장치없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책임회피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팀의 동료들이 자신들이 공헌해야 할 온전한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그들은 개인적인 욕구를 위해서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다섯 번째 함정인 팀의 공동의 결과에 대한 무관심을 가져오게 한다. 저자는 팀의 결과가 아닌 팀의 위상이나 개인의 위상에 초점을 맞추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떤 팀원은 팀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워하며 희생이나 귀찮은 일을 겪어가면서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가치는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팀을 희생하고 개인의 지위나 경력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는 개인의 위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들은 성장하지 못한 채 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성취를 중시하는 직원들을 잃게 되며 팀원들이 개인 경력이나 개인 목표에만 관심을 갖게 만들어 쉽게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공동의 결과를 중시하는 팀은 팀원들이 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며 개별적인 행동을 극소화하고 성공을 즐기며 개인의 목표나 관심을 팀의 이익에 결부시키고 분열을 피하며 실패를 아파하는 행동을 보인다.
결과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것도 팀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욕을 가지고 일하도록 돕는다. 애매모호한 목표가 아닌 분명한 성과에 대해 포상을 하는 것도 팀원들이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 리더의 역할은 팀의 결과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팀 내에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팀의 리더는 주관적이어서는 안 되며 언제나 객관적이어야 한다. 조직의 목표 달성에 진정으로 기여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보상하여 줘야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지적하는 다섯 가지의 함정을 생각해 보며 우리 팀은 어느 자리에 빠져있는가를 되돌아보고 그 함정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노력이 함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로 말미암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 보이는 점이 있다고 할지라도 한국 선교운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 교회의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나의 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하며 한 책을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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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6.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