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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잘하는 교회는 선교사와 거리가 좁다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팬데믹으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었으나 선교에서는 밀접한 관계형성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며칠 전 미주한인교회에서 파송을 받은 선교사를 만났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아시아의 닫힌 나라에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는 그는 교회와의 거리가 멀리 느껴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였다. 파송선교사로 누구보다 가까울 수 있는 교회가 팬데믹 기간에 너무나 멀리만 느껴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작은 교회라면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며 교회와 선교사와의 거리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선교를 잘하는 교회는 크기와 상관없이 선교사와의 거리가 멀리 느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아름다운 선교 동역은 거리감이 가까울 때에 이루어 진다. 교회는 선교사를 단순히 후원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일한다는 생각을 한다. 담임목사의 선교관 만큼 교인들의 선교관은 비례한다. 담임목사가 선교사를 선발하여 선교비를 후원하는 것으로 선교를 다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나의 가족이 나의 친한 친구가 선교지에 나를 대신해 나가서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선교사와 함께 나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신학교에는 어느 특정한 학년의 졸업생들이 많은 숫자의 선교사를 배출하여 선교현장에서 선교를 잘하고 있기도 하고, 동기생 목회자들은 선교적인 교회를 만들어가는 경우를 자주 듣고 보게 된다. 이는 학교생활 가운데 만들어진 우정이 선교사들 과의 거리를 좁혔고, 친구 선교사들을 향한 마음들이 결국 선교적 목회를 하게 만든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선교사들과의 깊은 관계 형성이 교회선교 활성화에 관건이 되는 것이다. 목회자는 성도들이 가까운 가족이 선교지에 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선교사와 교인들의 거리를 좁혀줄 때에 교회 선교 활성화가 일어난다. 선교사의 가족이 교회에 중요한 직책에 남아 있을 때에 선교에 열심을 더 내는 경우가 현실에는 많이 있다. 그래서 장로님의 딸이 선교사로 나갈 때에 교회가 선교를 가장 열심히 한다라는 말을 우스개 소리로 하기도 한다. 그만큼 나의 가족, 우리들의 선교사가 선교지에 있다는 생각이 선교사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는 것이다.  

선교사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성도들과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한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는 다른 것들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선교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좋은 것은 우리 교회 출신의 선교사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자라왔던 친구들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게 선교사가 파송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주 만날 기회가 없을 때에는 마음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교사를 초청하여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회는 전체 모임에 선교사를 초청하여 선교지 보고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작은 다락방이나 구역 모임, 부서 모임 등에 초청하여 삶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거리감을 좁히는 데 더욱 좋다. 그렇지만 큰 교회 들에서는 잘 알려져 있거나, 특이한 간증을 들을 만한 선교사들을 강사로 초청하는 경우는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선교사들은 그런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작은 그룹들의 모임, 특히 선교사를 후원하는 그룹들을 개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사 가정이 비슷한 가정들과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다. 선교사 가정의 자녀들과 비슷한 나이또래, 친구가 될 수 있는 가정들과 만남을 가지도록 주선하는 것도 선교에 도움이 된다. 이럴 때에는 선교사 가정을 “Adopt-A-Family”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좋다. 선교사 가정들에 대해 소개하고 교인들이 가정의 자녀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하고 교회를 방문하게 될 때에 그 가정에 머물러 관계를 더 밀접하게 가질 수 있게 하는 것도 선교에 큰 도움이 된다. 이 보다 더 직접적인 동역이 이루어 진 한 예가 있다. 선교사는 사역지에서 선교를 감당하고, 교회에서는 자녀 교육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동역을 한 예이다. 아시아에서 큰 사역을 오랫동안 잘 해온 한 선교사 가정이 있다. 미국에서 안식년을 가지고 선교지로 돌아가야 할 때에 마침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을 때에 그들을 맡아주겠다는 아들 친구의 가정을 만나게 되었다. 그 가정은 본인들이 선교사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선교사 가정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 아들들을 맡아 고등학교를 졸업하도록 도왔다. 결과적으로 두 아들들은 훌륭한 의사와 재정전문가가 되었고 멋있는 크리스챤 글로벌리더로 성장하였다. 얼마전 그 가정을 도왔던 장로님과 선교사 부모를 만났을 때에 그 장로님은 자기 자녀들이 그렇게 잘 되었는 것처럼 기뻐하며 본인들이 도울 수 있었던 기회를 오히려 감사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람된 선교의 동역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선교사 가정과의 거리가 좁아졌을 때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렇게 자녀를 맡아 키운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과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 자세는 곧 선교에 단순한 협력 정도가 아니라 진정한 동역이 되는 것이다. 

선교사 가정을 돕는 것도 중요한 선교이다. 어떤 사람들은 선교사 자녀를 돕는 것이 선교를 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은 선교를 너무나 단순하게 현재 복음을 전하는 행위로만 보기 때문에 그렇다. 첫째로 건강한 선교사 가정이 있을 때에 건강한 선교가 될 수 있다. 선교사 가정이 자녀들의 어려운 문제로 인하여 진을 빼고 있다면 건강한 선교를 감당할 힘을 잃게 된다. 선교사는 가정도 포기하고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가정을 갖게 하신 분이 선교를 명하신 분이라면, 가정을 건강하게 만들고, 허락하신 자녀들도 선물로 받아 잘 키우는 일도 선교의 중요한 부분이다. 현지인들은 선교사 가정을 보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가정을 롤모델로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 생활을 보여줄 때에 복음의 메시지는 더욱 진리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 것 이다.  선교사 가정들에게 자녀 양육은 너무나 큰 부담으로 선교사의 많은 삶의 부분을 옥조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성독신 선교사들이 선교사역을 잘 감당한 예가 선교역사에 많이 있다. 참으로 존경스러운 일이지만 모두가 독신으로 선교를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가정을 가진 선교사들에게 행복한 가정생활, 자녀 양육 등에 대한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할 것이다. 모두가 그렇듯이 닥쳐보지 않은 일들은 큰 관심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일생을 통해서 끊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는 것도 생애주기를 통해 선교사 돌봄의 큰 틀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선교는 하나님이 사람들을 통해 이루신다.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선교를 위해 쓰임 받도록 발굴하고 격려하고 적절한 곳에 배치하여 온전한 교회의 몸이 각자의 기능을 잘 감당하도록 힘써야 한다. 교회성도들과 선교사와의 거리가 멀 때에는 한 몸이라는 개념이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교회의 성도들이 선교사들과 거리가 좁혀지면 전체가 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고 한 몸인 교회를 세워가는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교사와 교회의 거리가 좁아질 때에 선교는 아름답게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교사와의 거리감을 좁히도록 지역교회들은 노력해야할 것이다. 

dr.yongcho@gmail.com

09.1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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