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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조용한 퇴사 (Quiet Quitting) 라는 단어로 새로운 세대의 면면을 표현하여 주었다. 이 단어는 1989년 이후 태어난 세대의 일하는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신이 회사를 위해서 온전하게 일해야 한다는 개념이 약하다. 회사의 일보다는 자신의 다른 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의 일만을 하는 세대, 회사에서 마음은 이미 떠났으나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포기하지 않은 세대의 자세를 일컫고 있다. 우리는 이런 모습에서 앞으로의 세상을 책임질 젊은이들이 무엇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며 이들을 위한 교회의 자세는 어떻게 되어야 할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세대는 이전의 세대와 같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 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이들 세대는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장과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평생 일만을 위해서 살았던 세대와 다르게 재미가 있다면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의 세대는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압박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는 일을 하면서도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교회는 이 세대가 무엇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재미를 느끼는지 연구하고 진정한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 세대는 기존의 교회에 큰 헌신이나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교회가 매력적인 곳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이 전 세대보다는 더 크다고 할 것이다. 

둘째로, 이 세대를 위한 교회의 프로그램이나 성경공부는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creation care) 과 약한 자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은혜에 대한 내용들을 많이 다루고 공동체를 귀하게 여기시며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가 되는 것을 기대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다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힘들고 어렵게 보여지는 자연과 사물, 사람의 상황에 대한 연민이 더욱 크다. 자연파괴와 훼손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렇다고 완전자연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셋째로, 헌신의 기간을 짧게 잡아 단계적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선교의 프로그램은 일생을 모두 드리는 장기간 헌신을 요구하기보다 단기간이라도 재미있게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은 삶을 유지시켜주는 직장과 삶에 풍요를 더해주는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직장의 일은 최소의 투자만을 생각하는 세대들에게 무조건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첫번째 단계에는 쉽지 않은 것일 수 있다.

넷째로, 단기선교 내용은 직접적인 전도보다도 약한 자들에 관심을 가지고 돕는 프로그램과 자연보호의 내용을 단기선교 중점적인 프로그램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복음 전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말로 하는 것보다도 삶으로 복음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을 가진 대상이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들이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그 하나님께서 이 세대 젊은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그들 세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대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미국을 예를 들면 Z세대의 구성은 52%의 백인, 25%의 히스패닉, 14%의 흑인 그리고 4%의 아시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만큼 다양한 인종적 배경 속에서 자라며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대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런 변화를 주시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민족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단기선교팀이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렇게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섬기는 모습은 이 세대들에게 교회의 참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마음을 같이 하는 이웃교회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 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 직전에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서 “그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 안에 있는 모습을 세상이 보고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아버지가 세상으로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라고 말씀하셨다. 세상이 우리를 보기 전에 GenZ젊은이들이 우리를 보고 우리가 하나된 것을 통해 기독교에서 말하는 진리가 곧 교회에서 실천되는 현장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세상에 더 있지 아니하오나 그들은 세상에 있사옵고 나는 아버지께로 가옵나니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요17:11) 

예수께서 제자들을 떠나기 직전에 아버지께 기도드린 내용이 요한복음 17장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세상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지만, 그들은 남아있을 것이기에 모든 시험과 도전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저들이 하나가 되지 못하도록 시험하고 유혹하고 방해하고 도전하는 악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들을 보호하여 달라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예수님의 기도는 제자들이 세상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남아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로서 (16절) 아버지의 말씀, 곧 진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들이 되도록 해주십시오 (17절) 라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제자들의 삶에서 맞이하게 될 도전을 피하도록 데려가 달라는 것이 아니라 (15절), 그 도전을 이길 수 있도록 아버지의 이름으로 보호하고 지켜달라는 기도이다. 그런데 이 기도는 당시의 제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후에 제자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자녀가 될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을 위해서도 드린 기도이다 (요 17:20). 여기에 Z세대가 포함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는 예수님의 기도가 가장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세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대이며, 가장 연약한 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진 세대, Z 세대가 교회의 주역을 이루는 때가 오면 예수님의 삶을 가장 잘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했던 세대의 헌신은 많은 열매를 맺기도 하였으나, 그만큼 많은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교회나 회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세대, 일이나 가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세대, 하나가 옳다면 다른 것은 틀리다고 생각해야 하는 세대를 지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세대가 이미 우리 곁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름을 틀림이라고 바로 정죄하지 않는 세대가 우리 곁에 와 있다. 이들을 맞이하는 교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진리가 진리됨을 삶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다른 어떤 커다란 음성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우리들의 삶에서 진리를 살아내는 내일을 맞이한다면 교회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살려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놀라운 움직임으로 환영할 수 있을 것이다.

dr.yongcho@gmail.com

08.2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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