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C 사무총장, Ph.D)
팬데믹 기간에 많은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떠났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수많은 정보들을 분석하여 가장 많은 이유를 MIT 학자들이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떠난 가장 큰 이유가 돈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좋지 않은 문화가 사례비보다 10배 이상 중요하다고 발표하였다. 둘째는 불안정한 자리와 재조직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에 회사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새로운 혁신의 강도가 높을 때에 큰 부담을 않고 탈진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실적이 인정받지 못할 때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에 떠난다는 것이고 다섯째는 Covid-19 에 잘 대응하지 못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만큼 세상에서도 돈이 모든 것은 아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선교에서는 돈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교에 돈은 필요하다. 이 말은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선교 동역자들이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선교사들에게도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돈과 깊이 연결되어 있을 때 흔들리는 모습을 이따금 보게 된다. 돈 때문에 선교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돈이 없어 선교를 그만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미남침례교선교회 (IMB) 에서 2017년 발표한 글에는 사명감의 부족, 영적 미성숙, 건강악화, 자녀들 문제, 성적인 죄로 인하여 선교사가 선교지를 떠난다고 지적하였다. 사실은 자녀들의 교육을 시킬 수 없어서, 재정 상황이 너무 악화되어 선교지에서 생활할 수 없어서 선교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것은 결국 사명감의 결여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선교와 재정에 대한 이해가 교회 전체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른 재정관을 가져야 바른 선교의 동역을 할 수 있다.
재정에 대한 가장 큰 이해는 모든 재정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소유권의 이전이 우선되어야 선교를 함께 할 수 있다. 아직도 나의 것을 가지고 선교를 한다고 생각할 때에 진정한 선교 동역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울 사도는 감옥에 있을 때 빌립보 교회로부터 재정적 지원과 인적 지원을 받았다. 에바브로디도 편으로 받은 재정 도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빌 4:10-20)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합니다. 여러분들은 내가 교회를 떠나 선교여행을 나섰을 때부터 나를 항상 기억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원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생각은 있었지만 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나의 어려움을 듣고 지원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나는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여러분들이 헌신의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아 참 기쁩니다. 내가 감옥에 있어서 궁핍하기 때문이나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는 어떠한 형편에서나 잘 적응하고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렵고 비천한 처지에도 잘 견디고 풍부할 때는 풍부한 대로 잘 처하는 비결을 이미 배웠습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주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나의 어려운 환경에 있을 때 진정한 코이노니아를 나누게 되었으니 참 잘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내가 유럽의 선교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나를 도왔습니다. 데살로니가에 있을 때에도 두 번씩이나 내가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도운 것에 대해 나에게는 큰 선물이 될 뿐 아니라, 여러분들에게는 더 큰 유익이 있을 줄 알기에 나는 이렇게 크게 기뻐하는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보낸 에바브로디도를 통하여 재정 지원을 받음으로 풍족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나에게 개인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보다 더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받으실 향기로운 제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들의 모든 필요를 아시고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풍성하심으로 채우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이렇게 크게 기뻐하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빌립보 교인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교비 지원을 하는 것이 진정한 하나님께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개인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을 주신 하나님, 주인이신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선교비를 보내는 교회에서나 개인이 기억해야 할 것은 나의 소유를 가지고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맡겨 주신 주인의 뜻에 합하게 철저히 청지기의 자세로 겸손하게 사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에 기쁨으로 헌신하는 사람들
이렇게 드려진 선교비는 너무 넘치지도 않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나누어지는 것이 그 원칙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일부의 선교사들은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재정 상황에서 사역과 삶을 살아가는가 하면 많은 선교사들은 가장 기본적인 생활비에 조차 쪼들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국제적 선교단체에 속한 선교사와 한국 선교단체에 속한 선교사들은 기본 선교비의 모금액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모금액을 모금하기 때문에 선교사의 노후대책이나 근속기간에 더 좋은 돌봄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한국선교사에 비해 열악한 비서구권의 선교사들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더 아이러니 한 것은 미주 한인교회에서 조차 국제단체 소속의 선교사들은 모금을 하기가 더 용이하고, 한인단체에 속한 선교사들은 모금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교회들은 이런 사정을 알고 선교사들의 기본적인 생활과 사역비용 그리고 은퇴 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 젊은 세대의 선교사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런 상황을 알고 나서도 선교사가 되겠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tent maker 사역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다. 교회는 이런 재정적인 어떤 어려움에도 사명때문에 선교사로 헌신하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키워가야 하지만 동시에 은퇴 후의 삶과 같은 선교사 돌봄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와 미주한인교회는 선교사의 파송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이제는 파송된 선교사의 케어에도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할 시기이다. 선교사 자신들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더라도 모든 것을 책임지실 주님을 믿고 나가야 할 것이나, 파송한 교회는 그런 선교사를 은퇴할 나이가 되었다고 선교비를 끊으면서 모른 채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발전적인 선교를 위해서는 교회는 선교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개인들을 발굴하고 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성도들 가운데는 보람 있고, 신뢰할 만한 일을 위해 재정적인 헌신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자발적인 헌신의 기회를 잘 안내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교회 안의 프로그램에만 헌신을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아주 감동적이거나 선동적인 사람을 만나면 교회와 상의 없이 큰 재정을 내어놓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리고 나서 후에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으로 상담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일들은 헌금자가 선한 의도지만 충동적인 행동으로 말미암아 미숙한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개인들이 적절하게 교회와 상의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든 교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교회는 언제라도 성도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섬길 수 있도록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알리고, 지역교회를 뛰어넘어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 안에서 섬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미주 한인교회에서는 헌신적인 마음을 가진 개인들이 힘을 합해 선교사 은퇴 후 주택 프로그램과 같은 일을 연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선교를 위해 큰 헌금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재정적인 여유가 많은 사람들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은 아끼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뜻있는 일에 기쁨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선교대회에 참석할 선교사들을 돕기 위해서 어느 권사님은 무명으로 큰 돈을 내어놓았다. 따님의 의료지원을 위해 특별히 모아둔 자금이라 하셨다. 그런데 선교대회에 참석할 선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기꺼이 내어놓으신 것이다. 담임목사님은 권사님께서 그렇게 큰 금액을 내실 만한 환경이 아니라고 하셨다. 그러나 무명으로 내놓으신 것은 주님 앞에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이 분명하다. 또 내가 아는 젊은이들도 헌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은 집이 없이 렌트 아파트에 살면서도 상당한 금액을 선교를 위해 해마다 드리는 젊은이, 자신을 위해서는 100달러를 아끼면서도 선교를 위해서 해마다 60,000달러 이상을 기쁨으로 드리는 젊은이들을 안다. 이런 물질의 나눔이 선교의 동역을 아름답게 한다. 바울 사도는 “내가 선물을 구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에게 유익하도록 풍성한 열매를 구함이라”고 말하며 “헌신적으로 드리는 여러분들에게 큰 유익이 될 것을 알기에” 크게 기뻐한다고 하였다. 비천에도 풍부에도 처할 줄 아는 비결을 배우게 하시고,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고백하게 하신 “나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9)는 말씀이 물질의 나눔을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모든 동역자들에게 확신으로 다가서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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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