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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선교의 선순환 (virtuous cycle) (6)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선교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교회가 좋은 선교사를 만든다고 한 것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심할 것이 있다. 좋은 경험에 갇혀 지내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게 할 수 있어 모두를 그런 잣대로 판단할 우려가 있다. 특히 부족한 현지인들과 성숙하지 못한 현지 교회를 선교사가 알고 있는 좋은 교회를 이상적인 교회로 우상화 할 우려가 있다. 아무리 좋은 교회라 할지라도 부족함이 있고, 환경과 여건이 달라지면 변해야 한다. 그러나 선교사가 가진 고정관념에서 틀을 만들어 변하지 않을 때에 선교사는 선교지에 맞지 않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결국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한국선교사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이 한국교회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국가정교회 지도자

 

중국가정교회의 전국적인 지도자를 2000년도에 만난 적이 있다. 장롱량이라는 대표적인 허난교회의 지도자였다. 그때에는 감시가 심한 시기였기에 비밀스럽게 만난 우리에게 세 가지를 부탁하였다. 한국교회가 많은 도움을 주었음을 감사하며 부탁한 말이다.  

첫째는 중국에는 이미 중국교회가 있습니다. 중국에 한국교회를 만들려고 하지 마십시오. 둘째는 우리는 아무런 도움이 없이도 교회가 많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지도자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지도자들이 시험을 당하고 있습니다. 물질로 젊은 지도자들을 타락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셋째는 우리 중국교회는 전도는 많이 했으나 아직 선교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민선교를 하고자 하는데 도와주십시오. 선교사를 훈련시키는 것을 도와주십시오. 중국교회 지도자들이 보는 눈은 날카로웠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한국교회가 자립하는 교회로 자랐다면 중국교회도 그렇게 성장하고 성숙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선교사는 자신의 배경이 고정관념을 고착시키고 있는지 날마다 돌아보아야 한다. 이것은 삶의 모든 분야에 가득하다. 나는 중국교회 지도자들을 만나서 과연 그들이 중국교회를 대표하는 사람이 맞는지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선교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나님의 일하심 볼 수 있어

많은 기도와 노력이 선교지에 이미 있었다는 것 기억해야

 

“지금 당신들의 교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입니까?” 그의 대답은 “우리들은 그런 것을 잘 모릅니다.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아니 그래도 대강 몇명 정도가 이 교회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대략 7백만명 정도 될 것입니다.” 입을 다물게 하는 숫자였다. 한국교회 전체가 일천만을 말하는데 중국가정교회 한 지파가 7백만명이라는 것이다. 그 후 작은 교회들이 합하여 몇 년 후엔 천만을 넘는 성도들이라고 발표가 되었다.  

나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장 형제는 이렇게 많은 성도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었는데 신학을 어디에서 공부하였습니까?” 그의 대답은 간단하였다. “학교를 다니며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떤 책들을 읽으며 배웠을 것 아닙니까?” “예, 제가 공부한 것은 ‘목자의 지팡이’라는 교재를 공부한 것이 있습니다.” 목자의 지팡이는 제자훈련101 같은 교제이다. 바로 그 교재를 배우고 교회를 세우게 된 것이다. 아니 예수를 믿고 바로 전도하기 시작해서 교회가 세워져 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훈련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이어서 “나는 전도하다 감옥을 자주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성경을 읽으며 배웠습니다.” 

선교사의 고정관념은 내가 다닌 교회의 규모, 신학의 배경, 조직의 확고함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사고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그런 눈으로 평가하려고 하고 같은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려고 하는 우를 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허난교회를 이끌어가는 열 명의 지도자들이었다. 그들 가운데 중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두 사람이었고, 모두가 중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가 이들의 학력이 교회를 세웠다고 할 것인가. 우리들의 신학공부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가나안의 노래 작곡자

 

선교사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 선교사의 큰 실수 가운데 하나는 선교지에서 자신이 열두 사도 이후에 처음으로 복음을 들고 선교지에 나타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물론 개척선교지에 그런 경우가 가끔 있기는 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어떻게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늘날 선교지는 수없이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한국 선교사가 가기 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하나님의 역사는 놀라운 것이다. 

중국교회 지도자들을 만난 것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함께 있을 때에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작은 찬송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사용하는 오선지가 아니라 숫자가 적혀있는 찬송가였다. 그런데 어느 곳에도 작곡, 작사가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궁금하여 물었다. 

“아니 이렇게 6백곡이나 수록된 찬송가에 작곡, 작사가의 이름을 넣지 않다니요. 번역을 하였으면 원작가들의 이름을 넣어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요?” “아니오, 이것은 번역을 한 찬송가가 아니라 중국 찬양입니다.” “그럼 중국 사람의 작곡, 작사가들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지 않나요?” “아, 이것은 한 사람이 작곡하고 작사한 것입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중국교회 성도들이 사용하는 600곡을 수록한 가나안의 노래 찬양 곡은 한사람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깜짝 놀란 나에게 그 작곡가를 만나보고 싶습니까? 바로 옆방에 자매가 있었다. 나는 곧 그 자매를 만났다. 류샤오민이란 자매였다. 나는 “자매님, 당신이 이 곡을 지은 사람이 맡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럼 어디에서 음악을 공부하였나요?” “아니오, 음악을 전공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 어디에서 대학을 다녔나요?” “아니 저는 대학을 다닌 적이 없고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자매를 통해 찬양곡 600곡이 중국교회에서 불려지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샤오민 자매는 나에게 ‘이것을 보시겠습니까?’ 하며 가지고 온 공책을 보여주었다. 601번부터 732번까지 적혀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731번곡을 작사하다가 수정하던 가나안의 노래를 나에게 주었다. 2017년 7월까지 1,870곡의 가나안의 노래가 있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학교에서 공부한 사람만이 하나님 앞에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보면 우리들을 얼마나 부끄럽게 만드시는지 오늘도 나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1:17). 선교사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다.   

dr.yongcho@gmail.com

03.2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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