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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으로 받으면

윤임상 목사

월드미션대학교대학원 음악과장, 학생처장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 (Leo Tolstoy 1828-1910)는 “세상에 모든 책은 다 불태워도 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y1821-1881)의 책만은 남겨놓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바로 우리가 도스토옙스키를 세계적인 대문호라고 지칭할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그의 삶에서 가장 혹독한 고통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시베리아에서 4년의 수용소 생활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맹렬한 추위와 배고픔, 5kg 이나 되는 무거운 족쇄를 발에 차고 지내면서도 창작에 몰두하여 글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유배 생활에서 머리로 소설을 쓰고 그것을 외워서 출소 후에 글로 써서 그 유명한 소설들 “죄와 벌, 백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의 책들을 남기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의 값진 발견은 그때가 예수님을 개인적인 구주로 영접하는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시베리아로 오는 열차 정거장에서 어느 여인에게 건네받은 신약성경을 읽으며 복음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후에 그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누군가 내게 그리스도는 진리가 아니라 증명한다 해도 나는 그리스도와 같이 있고 싶다” “나는 진리보다는 차라리 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다.” “기적으로부터 신앙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앙으로부터 기적이 나온다.” 그의 이 고백을 통해 역설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우리가 기적을 경험하는것을 통해 신앙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른 신앙을 통해 매순간 기적을 만들어가는 삶이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을 말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이런 고상한 고백들을 보며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한것이라’(빌 3:8)는 말을 했던 바울의 메시지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것을 통해 도스토옙스키나 사도 바울은 모든 환경 (in all circumstances)에서 감사를 바로 알고 실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골로새 교회를 향해 쓴 말씀 중 골 2:6-7에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말씀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저자 바울이 전체적으로 강조하려고 한 것은 ‘예수님을 바로 알라’는 것입니다.

당시 헬라 문화권에 있던 골로새 교회 지역에 만연하고 있던 이단 사상으로 인해 골로새 교인들이 많은 혼란을 빚는 가운데 예수님은 ‘만물의 으뜸’ 이심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 안에서 뿌리를 박고 새움을 받아 모든 조건에서 감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라는 말을 본 서신에서 무려 27회나 거듭 강조해서 말한 것입니다. 

오르가니스트, 이자 작곡가인 홍지열님이 쓴 감사 찬양 중 ‘감사함으로 받으면’ 찬양의 가사에서 감사의 완전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높음도, 낮음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니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 감사함으로 받으면 모든것이 은혜니 감사하라’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바로 알고 고백을 하였던 도스토옙스키, 그리고 바울의 고백이었고 그들의 삶에서의 실천이었습니다. 

금세기 복음주의 최고 변증가요 영성의 대가로 평가받았던 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 1935-2012)가 어느 목사님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영적 성장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달라스의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깊은 자족과 기쁨과 확신을 경험하도록 당신의 삶을 조정해야 합니다” 

영적인 삶을 사는 것이 우리 나그네 인생의 길에 있어 중요한 목표라고 하면 일상의 모든 환경 (in all circumstances)에서 감사를 고백하고 그것을 통해 자족하는 삶이 되어야 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리고 사도 바울이 발견한 진리요, ‘감사함으로 받으면’ 찬양의 가사 속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감사함으로 받으면 모든것이 은혜 입니다”

iyoon@wmu.edu

12.0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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