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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자랑의 위험

한평우 목사 (로마한인교회)

자랑한다는 것은 자랑할 수 있는 대상을 소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분명 복된 일이다. 나에게 자랑의 요소가 있음은 분명 특별함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랑은 자칫 잘못하면 분파를 만들고 공동체를 해롭게 만든다.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에 순교한 클레멘트(Clement)가 있다. 그는 로마의 주교로 로마에 첫 번째로 세워진 클레멘트 교회를 사역했던 분이다. 그가 헬라어로 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가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그 편지는 1628년 콘스탄티노풀의 대 주교 루카리스가 고대 알렉산드리아 문서 가운데서 발견한 것으로 신약성경 이후 최초의 기독교 작품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다.

역사적으로 고린도교회는 남달리 파당이 많았던 교회였다. 위대한 사도 바울이 개척했고 일년 반 동안을 체류하면서 사역한 교회인데도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지상교회의 불완전성을 배우게 된다.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향해 서로 화목하라고 권면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강한 편지를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는 수그러들지 않았던 것 같다. 이유는 속 사도로 칭하는 클레멘트의 편지에도 이런 문제에 대한 내용이 나타나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편지에는 안다는 것, 방언의 문제, 특별한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주장하며 목회자를 거스르고 대항하는 사람들을 권고하는 내용이 있다. 이 시대에도 은사 체험한 사람이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함으로 교회의 질서가 흔들리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은사 체험에 대한 간증을 소개하면서 바울은 부득불 자랑한다고 했다. 고린도교회의 유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십사년 전에 셋째하늘에 올라갔던 사건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약한 것을 자랑한다고 했다. 약한 것을 자랑할 때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고 하나님을 의지할 때 온전해질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강한 것만을 자랑하려고 한다. 우리는 은사체험을 자랑하고 기도 많이 하는 것을 자랑한다.

극심한 교회 싸움을 경험한 어느 분은 말한다. “나는 열심 있다는 사람을 경계한다고.” 그런 사람으로 인해 교회는 항상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분명 열심히 신앙생활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열심은 언제나 주님을 향한 열심이어야지 이웃을 향한 열심일 때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교회 역사에서 신비한 체험으로 인한 혼란은 굉장했다. 체험한 자는 누구의 권고도 듣지 않고 심지어는 성경의 말씀까지도 뛰어넘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내가 영적으로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하나의 영적 전범으로 삼게 된다. 내가 경험했기에 나는 특별한 사람, 또는 신령한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누구의 충고도 수용할 수 없게 되니 그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싶다.

나의 열심과 영적 신비한 체험이 신앙과 교회 생활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가? 성도의 모든 것은 오직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의 특별한 것이 상대방을 향한 자랑으로 사용될 때 그것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지 싶다. 그렇다면 나는 자랑의 요소를 가지고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그런데도 자랑하고픈 욕구가 일어나니 나는 언제나 참 성도가 될 수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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