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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바리새인 바울

인문학으로 읽는 바울의 생애
강태광 목사

 (시인, 칼럼니스트)

           World Share USA 대표

바울은 유대인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이 정통 유대인이라고 주장할 만한 뼈대(?) 있는 유대인이었습니다. 유대인 바울을 이해하려면 그가 가말리엘 문하생과 바리새인으로 자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복음서에 등장하는 바리새인들 중에 니고데모처럼 예수님과 좋은 관계를 맺은 사람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방해한 존재로 부각됩니다.

예수님 당시 바리새파가 다른 분파보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당시 종교권력가들이었던 사두개인들은 부활과 내세를 믿지 않았고, 율법 준행에 열심이었습니다. 반면 바리새인들은 부활과 내세를 믿었고 모세와 선지자의 전통을 계승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책망을 받은 이유는 예수님 시대 바리새인들이 중요한 사실들을 놓쳤다고 David Payne은 지적합니다. 페인은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의 아쉬운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바리새인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는데 실패했습니다. 둘째, 바리새인은 인간들이 만든 명령, 인간들이 만든 전통에 집착했습니다. 그들은 소위 "구전(Oral law)"에 지나치게 의존했습니다. 셋째, 바리새인은 인간의 칭찬과 박수를 지나치게 의식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출발을 알아야 합니다.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지배를 당한 후부터 유대인들은 계속 타민족의 지배를 받습니다.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스 그리고 로마에게 정복당합니다. 그 중에 안티오커스 4세가 예루살렘을 침공해 성전에서 제우스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많은 유대인들을 죽입니다. 구약성경의 성전제사와 율법을 모독하는 만행이었습니다. 이에 마카비 혁명이 일어나 독립을 합니다.

이렇게 마카비 혁명으로 세워진 하스몬 왕가는 스스로 ‘이스라엘의 왕족’이라고 주장하며 무리한 일들을 추진합니다. 왕이 대제사장을 겸합니다. 일반 백성들과 전통을 지키려는 귀족들은 도무지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대제사장을 배출했던 사독 계열 사제 가문이 아니었고 왕이 대제사장을 겸임하는 것이 유대의 전통을 파괴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때 많은 서기관들과 랍비들을 중심으로 바른 신앙전통을 세우기 위해 바리새파가 형성됩니다. 바리새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파루쉬(הפרושים)”입니다. 파루쉬는 ‘구분되다’라는 의미로 이방인, 부정, 그리고 타락에서 분리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방인의 지배를 받는 것이 자신들의 죄 때문임을 회개하며 구분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바리새 운동은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는 운동이었습니다.

유대사회는 바리새인을 칭송했습니다. 그들의 경건과 열정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의 노력과 열정들이 인간적 자랑거리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경건과 신앙적 열심이 참 진리이신 예수님을 거부하는 걸림돌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리새인은 경건 도모했지만 칭찬에 집착해 예수님께 책망 받아 

바리새적인 경건과 열정 가진 바울은 변화된 바리새인으로 사역

 

바리새인들에 대한 중요한 자료는 요세푸스 자료가 남긴 재료입니다. 바리새인인 요세푸스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남깁니다. 요세푸스는 ‘예수님 당시 예루살렘 인구가 약3만 명이었는데, 바리새인들의 수가 약 6천 명이었다’고 합니다. 유대사회에서 바리새인 영향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는 바리새인들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자(Men-pleasers)들’이라고 혹평합니다. 바리새파는 헬라 스토익학파의 구조와 운영방식을 모방했습니다.

바리새인이 되기 위해서는 세 명의 바리새인 앞에서 바리새 회의 규칙을 지킬 것을 맹세하고 1년간 예비기간을 갖습니다. 이 때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회원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규칙은 이렇습니다. “첫째, 회원이 아닌 사람과는 식사하지 않는다. 둘째, 회원이 아닌 제사장에게는 십일조를 내지 않는다. 셋째, 일주일에 두 번 금식한다” 등등입니다. 그들은 경건을 도모했지만 그들은 사람들을 차별하고 분리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리새인의 신앙자료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읽고 유통한 것으로 알려지는 위경(Apocrypha)인 ‘솔로몬의 시편(Psalms of Solomon)’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1세기 말에 기록된 바룩서가 솔로몬의 시편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1세기 말엽 이전에 솔로몬의 시편이 기록되었습니다. 이 솔로몬의 시편이 보여주는 바리새인의 신앙은 경건한 보수주의 신앙입니다. 철저한 율법 중심의 바리새파 신앙을 솔로몬의 시편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철저한 바리새인으로 자랐습니다. 바울이 예수님과 그 제자들을 보니 사이비 같았습니다.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안식일 규례와 정결법을 너무 쉽게 어기는 것 같았습니다. 나아가 예수님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성전을 헐라 그러면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고 말하며 성전을 모독합니다. 그런데 이 예수가 메시아라고 합니다. 기가 막힐 일입니다.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와 그 제자들을 핍박하였습니다.

미숙한 젊은 바리새인 바울은 예수 추종자들을 핍박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예수님을 만나 성숙해지니 율법을 새롭게 이해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여전히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을 크리스천 바리새인이라고 부릅니다. 바울은 바리새적인 경건과 열정을 가진 선교사였습니다. 바울은 예수 만난 바리새인, 변화된 바리새인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바리새인의 열정과 경건으로 교회들을 세웠습니다.

chap1207@hotmail.com

05.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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