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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지성(Theoretical Intelligence)을 넘어, 현장 지성(Practical Intelligence)으로”

여승훈 목사 (남가주보배로운교회)
여승훈 목사

(남가주보배로운교회)

현대 기독교는 심각한 지성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신학적 담론과 지적 탐구는 활발하지만, 그것이 실제 삶과 연결되지 못하면서 신앙의 생명력이 약화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책상 지성(Theoretical Intelligence)’이라 부른다. 신학은 체계적으로 정립되고 논의되지만 그것이 삶의 현장에서 실천되지 못한다면 공허한 지식에 불과하다. 반면, 성경이 강조하는 참된 지성은 이론적 이해를 넘어 실제 삶에서 실천되는 ‘현장 지성(Practical Intelligence)’이다. 기독교가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책상 지성에서 현장 지성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책상 지성’은 주로 학문적 연구와 이론적 논의에 집중한다. 조직신학, 성서 해석학, 교회사 연구 등은 신앙의 깊이를 더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삶에 연결이 되지 않을 때 신앙은 단순한 사변적 지식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교회의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가 삶과 동떨어진 이론적 지식에 머물고 성도들의 신앙이 일상과 분리된 이론적 머리 지식에 그칠 때 기독교는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또한, 책상 지성에 치우친 기독교는 신앙을 일종의 ‘엘리트주의’로 변질시킬 위험이 있다. 신학적 논쟁은 치열해지지만, 실제 삶에서 실천하는 실천력이 떨어진다면 복음이 지닌 본래의 ‘생명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신앙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 피로감을 안겨줄 때 기독교는 더욱 고립될 것이다.

이에 반해, ‘현장 지성(Practical Intelligence)’은 신앙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단순히 율법과 교리를 가르치는 데 머물지 않으시고 병자를 고치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다. 현장 지성은 바로 이러한 ‘삶 속에서 증명되는 신앙’이다.

현장 지성을 실천하는 기독교는 교리적 확신뿐 아니라 한걸음 나아가 사랑과 정의의 실천으로 드러낸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 문제에 응답하며 일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성의 길이다. 신앙이란 단순히 교리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적 탐구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장 지성은 탄탄한 신학적 기초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론적 신앙이 실제 삶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신앙 교육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삶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지도자들은 강단에서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독교는 본래부터 ‘살아 있는 신앙’을 지향해 왔다. 예수님께서는 지적 논쟁보다는 삶으로 복음을 증거하셨고, 제자들에게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천하는 신앙을 가르치셨다. 오늘날 기독교가 다시금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책상 지성(Theoretical Intelligence)’을 넘어 ‘현장 지성(Practical Intelligence)’으로 나아가야 한다. 신앙이 머리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과 손과 발을 통해 세상 속에서 증명될 때 비로소 복음은 온전히 살아 움직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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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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