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선교회)
선교사역은 뜨거운 가슴만 가지고 하는 사역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써야 하는 사역입니다. 오랜 세월 선교사역을 한 후에 현지에서 키워진 제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합니다. 당시에는 보잘것없던 청년들처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고 제가 그 지역을 떠난 상황에서 지금 제자들이 하나님의 일하는 소식을 들으면 과연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선교지에서 일할 때 사람 키우는 일은 눈으로 보기에는 표시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로젝트를 하면서 건물 세우고 프로그램 돌리고 큰 행사를 진행할 때 사람들은 감동합니다. 그러나 겉모습 위주의 사역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음 세대에 필요한 일군으로 키워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물을 세우건 큰 행사를 하건 모두 많은 재정이 들어가는 일이기에 현지인들은 모금부터 행사 과정에서 구경꾼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선교사역은 외적인 모습보다는 더 자세히 안을 들여다 봐야하는 것입니다.
제가 선교사로 모금할 때 예배당 세우거나 건물을 세운다면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집니다. 눈에 보이는 일에 참여하고 외형적인 일에 흡족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건물을 세우거나 큰 행사를 진행한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외지에서 모금되어 세워진 건물은 현지 지도자들에게는 주인의식이 없고 그저 선교사 소유의 건물 정도로만 여겨집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건물은 현지인들에게 의존심만 남겨주고 나중에 관리를 못 하면 폐허가 되기 때문이며 또한 행사는 폭풍 한번 지나가듯 치르고 나면 남는 유익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지 학생들을 키워내기 위해 장학금을 요청하면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자기가 낸 선교비가 사람을 키우는 일에서 당장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선뜻 응하지 않고 당장 눈에 보이는 일에 쓰이길 바라는 것이지요. 그래도 저는 묵묵히 현지에서 제자 키워내는 일에 집중했으며 몇 년이 걸리든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민족 복음화에 앞장서는 꿈이 이뤄지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니 다들 교단 지도자, 선교 동원가, 신학교 교수 등등 좋은 일군이 되어 인도네시아 교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흡족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이제 저희 부부는 다시 선교지로 향하여 나갑니다. 그리고 예전에 가졌던 동일한 마음으로 말레이시아로 향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알게 하고 더 나아가서 그들을 미래의 기독교 지도자로 키워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지금 아시아 모든 나라에서 몰려드는 아시아의 중심 나라가 되었습니다. 가히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발돗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만이 넘는 외국에서 몰려온 디아스포라 에게는 기독교로 개종해도 정부에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환경이 주어졌습니다. 21 세기 변화 속에서 각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몰려들고 있으며 예수의 복음을 듣고 예배자로 변화하는 상황을 하나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웠습니다. 여기서 교회란 건물이 결코 아닙니다. 성도들의 예배와 교제와 사역의 모임을 칭합니다. 그리고 살아있기 때문에 계속 확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모여서 생명력이 확산되고 또 다른 교회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자연히 선교적으로 성숙해집니다. 이런 교회 공동체를 세우기 원합니다. 현지인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교회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잠시 역할을 맡고 현지 지도력을 강화하고 예배가 뜨거울 때 지도력이 강화되어 자립할 때 저희는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지는 그런 선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지 지도력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너희는 나를 밟고 올라서라 하고는 나보다 더 크고 영향력 있는 현지 지도력이 세워지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 되는 선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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