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보배로운교회)
어제는 미국에 온지 30년 만에 미국 시민권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이른 새벽에 집을 출발하여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시민권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건물 현관에서 검열관의 검열을 거쳐서 인터뷰 담당관이 있는 6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건물 현관에 들어서면서부터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는데 인터뷰 담당관을 만나면서 그 긴장감을 한층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인터뷰 담당관의 이어지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제 마음속으로는 시민권을 가지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 생긴다고 긴장감을 느끼는 것인지 약간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때부터 조성된 시험에 대한 잠재적인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교육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리 작고 간단한 시험이라도 ‘시험’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본능적으로 긴장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험은 시험을 치르는 사람의 실력이 어떠한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사람은 죽고 나면 이 땅에서 살았던 인생이 어떠했던 가에 대해서 여호와 하나님으로 부터 판단을 받게 됩니다. 시험 결과는 평소에 공부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나오듯이 인생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의 판단은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판단이라는 관점에서 인생을 생각하면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판단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비록 여호와 하나님의 판단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불러일으켜 주시는 믿음은 그것을 마치 보는 것처럼 인식하게 합니다. 그런 믿음의 인식은 마치 여호와 하나님을 매 순간마다 육안으로 뵙는 것처럼 거룩한 긴장감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시험에 떨어질까 봐 염려되어서 인터뷰 담당관 앞에서 느끼는 ‘불안’과는 달리 그리스도인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보시고, 아시고, 판단하신다는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그분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자신을 결코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결코 꺽이지 않는 거룩한 자존심과 함께 거룩한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 안에 있는 육적인 자존심은 무너지면 무너질수록 더욱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육적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사활을 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지혜로운 삶은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육적인 자존심은 철저하게 무너지게 하고 여호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거룩한 자존심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위기 가운데 하나는 삶의 순간순간이 여호와 하나님의 판단 아래 놓여 있다는 거룩한 긴장감 없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거룩한 긴장감을 놓치면 생각나는 대로 살고, 말 나오는 대로 살고, 행동이 나오는 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곧 여호와 하나님의 통제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브레이크가 터진 자동차로 내리막길을 운전해 가는 것과 같이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과 행복한 곳은 여기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통제 아래 살아가기 위하여 거룩한 긴장감으로 살아가는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죽은 후에 하나님의 판단을 받고나서 하늘의 시민권을 받게 될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순간에 하늘의 시민권을 이미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가지는 거룩한 긴장감은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하늘 시민권자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의식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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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