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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리본

송정임 사모

(버지니아 St. John’s UMC)

주니어(11학년)가 된 딸은 많은 학업 양과 각각 과목 시험으로 옆에서 내가 봐도 숨차게 헉헉거리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달란트로 줄리어드 프리컬리지에서 하프연주와 여러 컴피티션까지 준비하고 무대에 서는 딸을 보며, 대견하고 감사하기도 하지만 안쓰러운 마음도 크다. 특별히 올해 줄리어드스쿨 콘체르토 컴피티션에서 1등을 하며, 링컨센터에서 줄리어드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데뷔하는 영광스런 기회를 가졌다. 한국에서 가족들도 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고 많은 분들이 소식을 듣고 축하해주시고 직접 연주회도 참석하셨다. 연주회에 오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축하카드와 선물 그리고 아름다운 꽃다발로 아이를 축하하고 격려해 주셨다. 성황리에 연주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딸과 함께 정성스런 카드와 선물을 열어보고 예쁜 꽃다발을 화병에 다시 꽂는데, 화려한 색깔과 반짝이는 레이스의 리본을 풀며 다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감격스런 마음이 들었다.

우리 교회는 두 분의 뮤직디렉터가 함께 교회 모든 예배음악과 음악사역(벨콰이어, 콰이어, 어린이음악사역)을 섬기고 계신다. Dr. Yang 과 Mr. Paul 이다. 

대만에서 유학으로 피바디음대 오르간박사 졸업 후 우리교회 뮤직디렉터로 섬긴  Dr. Yang은 지난 25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올해 여름 은퇴하신다. 너무나 겸손하고 항상 성실한 그 분의 사역과 섬김은 나와 남편을 포함한 모든 성도님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고, 우리 모두 그녀의 은퇴를 아직까지도 실감할 수 없다.

어시스턴트 뮤직디렉터 Mr. Paul은 우간다가 고향인 젊은 뮤지션이다. 영국과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우리교회를 섬기는 중이다.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아름다운 음악으로 예배의 은혜와 감격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또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아프리카 전통음악과 찬송들을 소개하며 예배의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신분과 팬데믹으로 지난 10여 년간 고향 우간다에 가지 못했던 폴은 지난 달 우간다에 방문하고 왔다. 교회와 우리가정도 그의 고향방문을 기쁨과 작은 정성으로 함께했고, 교회의 많은 악보와 책들을 나눌 수 있었다. 항공사에서도 무료로 악보와 책을 담은 많은 박스를 비행기에 싣고 갈 수 있는 큰 도움을 주었다고 폴은 예배시간에 얘기하며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분주한 일정가운데 잊지 않고 고맙게도 교회와 우리 가족 각각에게 의미 있는 선물로 고향방문의 기쁨을 나누어주었다. 교회에는 우간다 전통 나무(파피루스처럼) 천연재료를 이용해 만든 천에 쓰인 주기도문 배너를 선물했고, 우리가족 각각에게는 아프리카 동물들 포스터, 냉장고자석, 미니 전통드럼 열쇠고리, 가죽으로 만든 컵받침을 선물했다. 비록 우리가 함께 우간다에 다녀오지 않았지만 그의 선물들로 우리는 우간다의 정서와 문화를 느끼고 배우며 공감 할 수 있었다. 내게 준 컵받침은 우리나라 짚처럼 베이지색 마른 식물줄기 여러 겹으로 단단하고 야무지게 컵받침을 고정하고 잡아 작고 소박하지만 귀여운 리본매듭으로 묶여있었다. 수공예로 만든 가죽 컵받침도 특이하고 멋스러웠지만 꼼꼼한 손길로 매듭 한 그 작은 리본을 만지작거리며 푸는데 지구 반대편 우간다의 누군가의 손과 내 손이 맞닿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또 알지 못하는 많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그 땅과 그곳의 사람들을 위해 자연스럽게 기도가 나왔다. 폴의 손길로 전해진 악보들을 통해 하나님 복음과 찬양이 더 전파되고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그곳에 늘 함께하길 기도했다. 

특별한 날을 더욱 소중하고 빛나게 할 선물과 꽃을 한 번 더 아름답고 단단하게 마무리하는 리본처럼, 나도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함께 아름다운 매듭으로 엮어가길 소망한다.   

songjoungim@gmail.com

05.1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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