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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다른 결심@예루살렘

송정임 사모

(버지니아 St. John’s UMC)

스포츠,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 전반에 걸쳐 세계적으로 코리아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요즘엔 더 나아가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한국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뉴스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영화계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또 한 번 극찬을 받으며 수 많은 수상을 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 영화는 미국 내 대도시 개봉관에서 개봉하여 감사하게 남편과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유월절의 어린 양!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Happy Easter!!

 

관객석이 다 채워지진 않았지만 박찬욱 감독 특유의 은유와 미장센들 그리고 박해일 탕웨이 두 주연배우의 촘촘하고 세밀한 연기와 훌륭한 조연들과 함께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은 영화 내내 빈틈없이 충만했다. 정훈희, 송창식 가수 듀엣의 '안개' OST가 엔딩크레딧과 함께 영화관에 번져갈 때 다른 관람객과 함께 우리 부부는 기립박수를 쳤다. 감독과 배우들의 영화제 수상소식과 뉴욕타임즈, BBC, 가디언등 주요 해외 매체들이 2022년 최고의 영화 20선 선정은 당연했다. 영화 관람 후 나는 한동안 OST를 들으며 영화 줄거리와 내용에 대한 리뷰와 다양하고 새로운 해석들을 찾아 읽어보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졌다. 개인적인 나의 영화 감상은 그것을 결심하기까지의 고뇌와 슬픔, 그리고 그 과정의 시간이라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지는 슬픔보다 이별을 결심해 나가는 하루하루의 마음과 과정 말이다. 

무언가를 결심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다. 결심의 어려움을 알려주는 사자성어 작심삼일은 할 일에 대하여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하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하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려준다.

여기, 성경에는 같은 한 주를 예루살렘에서 함께 보내며 각각의 다른 결심을 하고 그 과정을 하루하루 채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난주간 한 주 동안 우리에게 큰 은혜를 준다. 

호산나 다윗의 왕이라는 환호를 받지만, 겸손하게 새끼나귀를 타고 십자가를 향한 언약을 이루시러 입성하시는 예수님. 가장 귀한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 발을 닦은 여인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그 옆에서 비싼 것을 허비하였다고 비난하며 결국 예수님을 팔고 배신하기를 결심하는 가룟유다. 겟세마네 동산에 예수님과 함께 오르지만 기도는 함께 못했던 베드로와 요한. 예수님 앞에서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거라 단언하고, 결심했지만 결국 어린 계집종에게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대답하고 괴로워하는 베드로. 예수님과 좌우 십자가에 달리며 마지막 순간 예수님을 영접하는 결심으로 낙원에 함께 들어가는 죄인.

십자가에 달리시고, 숨을 거두시는 그 순간까지 예수님은 말씀과 행동으로 우리에게 들려주시고 끝까지 사랑해 주셨다. 그리고 예수님을 온전히 따르기로 결심했지만 연약하여 지키지 못한 채 예수님의 죽음 앞에 슬피 우는 우리 모두에게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찾아오셔서 영원한 소망을 주셨다.

songjoungim@gmail.com

04.0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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