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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않은 (감사)

송정임 사모

(버지니아 St. John’s UMC)

11월은 미국도 한국도 대학 입시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한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있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그 긴장과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르는 때이다. 

정기적으로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키우는 친구들과 화상 통화로 이런저런 근황과 아이들을 키우며 겪는 고충과 기도 제목을 나누는 모임을 갖는다. 부모로써 우리는 나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 고마움은 모른 체, 부모가 자기들에게 해주는 건 너무 당연하고 해주지 않는 것만 서운하고 화를 낸다며 감사를 모른다고 서로의 답답함을 토로한다. 미팅을 마치고 아들 라이드를 가려하는데 메시지가 온다. 11월 글을 <감사>주제로 부탁한다는 메시지다. 첫 수확의 감사를 드린 큰 절기인 추수감사절의 기쁨과 감사를 함께 나누려는 뜻일 것이다.

운전을 하며 ‘감사함’의 반대말을 생각해 보니 미팅에서 얘기한 ‘당연하다’ 이다. 당연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감사 할 일이 없다. 당연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그저 찰나이고 잊히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러나 그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불행이 찾아온다. 이렇게 물질 만능의 현대사회는 점점 감사를 잊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상에 수저 계급론을 한 번씩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새로운 개념은 부모의 힘, 배경, 재산들이 2세에 대물림 되는 것을 두고 금수저, 은수저, 심지어 동수저와 흙수저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고 MZ세대라 불리는 우리 자녀들 사이에 퍼져있다.

수저 계급론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라는 영어식 표현에서 시작됐다. 과거 유럽 귀족들이 은식기들을 사용하고 아기가 태어나면 어머니 대신 유모가 젖을 은수저로 먹이던 것을 얘기한 것이다. 부모님께 감사함보다 태어나보니 금수저가 아닌 자신의 부모를 원망하게 되는 씁쓸한 시대를 반영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탈무드에서는 ‘참으로 지혜로운 자는 모든 경우에 있어서 배우는 사람이고, 참으로 강한 자는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며, 정말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당연함의 불행이 아닌, 감사로 자신의 삶을 부요케 하는 정말 부자가 되길 소망하고, 기도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넘치도록 감사 할 모든 것을 허락하셨다. 성경에는 어떠어떠한 특별함에 감사하라고 하지 않으신다. 언제나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감사하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당연하지 않은 모든 것에 하나님께 감사하다. 

한 해가 다 가기까지는 아직 한 달이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11월을 감사한다. 하나님께 받은 감사함을 주위에 함께 나눌 수 있는 넉넉한 시간이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감사와 함께 입으로 행동으로 감사를 전하면 좋겠다. 

songjoungim@gmail.com

11.1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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