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St. John’s UMC)
매년 3월 봄 학기를 시작으로 1년 학년제 수업을 하는 한국교육시스템과 달리 미국 학교는 매년 9월 가을학기로 1년 수업을 시작한다. 그래서 긴 여름방학이 마무리 되는 8월 중순부터 부모님과 아이들은 백투스쿨 준비로 바쁘다. 각 주마다 새 학기 쇼핑을 즐겁게 준비할 수 있도록 3일간의 텍스프리데이도 있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지난 1년 반을 버츄얼 클래스로 수업을 잘 마친 우리 아이들도 이제 학교로 다시 돌아간다.
특별히 대학에 가는 신입생들은 가족과 익숙한 지역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부푼 마음을 안고 떠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2021-2022년 새 학기는 교사, 부모, 학생들 모두에게 걱정, 설렘, 기대로 다가온다. 아이들이 각자의 스쿨 서플라이 리스트와 쇼핑리스트를 체크하며 오랜만에 들떠있다.
코로나19 세상은 학교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 공연장의 문을 닫거나, 공연을 중단시켰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팬데믹 상황에 공연기획자들은 팬들이 멀어질까, 또 바이러스로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위로의 선물로 한 번도 제공하지 않았던 온라인공연을 특별히 제공해주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전 세계 유명오케스트라의 공연들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뮤지컬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은 어려운 상황에도 유명하고 뛰어난 공연들을 집에서 함께 즐길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우연히 세계적인 뮤지컬 “The Witches”와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 다수의 곡들과 그래미상도 수상한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와 이 뮤지컬들의 작사가이자 뮤지컬 콤비인 미하엘 쿤체의 또 다른 협업 뮤지컬 ‘모차르트’의 10번 넘버곡 Gold von den Sternen(황금별) 노래를 듣게 되었다. 다른 곡들에 비해 짧지만 너무 아름다운 멜로디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가사내용은 듣자마자 너무 큰 감동이 되었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아들 모차르트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곁에 두려는 아버지와 본인이 원하는 음악과 세계로 나가고 싶어 갈등하는 모차르트에게 네가 원하는 황금별을 찾아 날아올라 넓은 세상으로 나가 도전하라는 그의 서포터 발트슈테인 남작부인의 노래였다.
독일어 원곡보다 한국 ‘모차르트’ 공연에서 남작부인 역을 열연한 한국 뮤지컬 간판스타 신영숙, 김소현 두 배우의 남작부인 연기와 황금별 노래는 요즘 우리 집과 자동차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자 여길 떠나 저 성벽 넘어/ 그 별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야 해/ 험한 세상 너 사는 이유/ 이 모든 걸 알고 싶다면/너 혼자 여행 떠나야만 해사랑이란 구속하지 않는 것/ 사랑은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 때로는 아픔도 감수해야 해/ 사랑은 눈물 그것이 사랑
황금별이 떨어질 때면/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해/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저 높은 성벽을 넘어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으로/ 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 날아올라
황금별을 찾아 떠나라는 이 희망과 설렘에 가득 찬 노래. 하지만 남작부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은 그를 자유롭게 하는 수단이 아닌 그의 생명을 갉아먹는 수단이었고, 결국 모차르트는 운명을 피하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모차르트가 죽기 전에 '나는 무얼 얻었나. 황금별을 찾아 헤매다 그 빛에 타 버려서 모든 것을 잃었네' 라고 탄식하는 장면이 뮤지컬에 나온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각자의 황금별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고국을 멀리 떠나 이민생활을 하는 우리들도 아직 황금별을 찾아 헤매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황금별은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찼던 노래가사와 달리 재가 되어 사라져버린 탄식의 황금별이 아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진리와 생명의 별 예수 그리스도가 되길 기도한다.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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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4.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