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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모델링, 고쳐 쓰시는 은혜

-들음, 결단, 헌신-
전남수 목사

몇 달 후면 교회창립 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올해 표어는 ‘오직 은혜로 달려온 20년, 영원한 사명, 위대한 교회’로 정했다. 은혜가 아니면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음에 그저 지난 세월 앞에 감사의 무릎을 꿇을 따름이다. 더불어, 시대와 환경을 넘어 사명은 영원하고, 사명을 이루어갈 교회의 위대함을 다시 보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표어를 정한 것이다. 

오랜 이민 세월의 풍파를 지나온 교회들에 비하면, 20년은 눈 깜짝하고 지나갈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주어진 연령대에서 20년을 빼야 실제 생활의 나이를 가질 수 있다고 하니, 20년 역사는 그저 갓 태어난 아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20년 세월을 뒤로 하고, 사명앞에 새롭게 교회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리모델링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그런 표어를 가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꼭 이런 기념할만한 해를 맞이하지 않더라도, 교회든 인생이든 무엇이든지 날마다 리모델링이 필요한 것을 보게 된다. 집도 가만히 두면 이곳 저곳 낡아지고 지저분해질 때, 리모델링을 생각하지 않는가? 마룻바닥도 바꾸고 창틀도 새롭게 단장하고, 페인트도 새롭게 칠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생도 가만히 그냥 두면, 낡고 병들고 점점 쓸모없어진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고쳐 쓰는 은혜가 필요하다. 

인생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 신앙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영적으로 새롭게 바뀌고 변화되지 못하면, 별거 없는 인생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신앙을 새롭게 하기위해 돌아보고 점검할 것이 무엇인가? 여러 가지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들음의 은혜, 결단의 은혜, 섬김과 헌신의 은혜가 필요할 것이다. 

 

1. 잘 들음의 은혜

 

새로운 은혜의 출발을 위해서는 결단의 은혜가 있어야 한다. 결단해야 복이 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자 할 때도, 가장 먼저 열심히 공부해 봐야겠다는 선한 마음의 결심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의 결심과 결단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결심하게 만드는 자극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영적결단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은혜의 결단을 위한 영적 스파크가 먼저 있어야 한다. 변화의 삶을 위한 선한 의지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잘 들음의 은혜가 필요하다.

듣는 것에 따라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가데스 바네아에서 사실(fact)이지만, 믿음의 말에 귀를 열어 듣지 못했던 이스라엘 1세대는 광야에서 그만 다 죽고 말았다. 그러나 생명의 말씀을 들었던 자들은 고난의 풍파중에도 다시 회복과 축복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신앙의 결론은 변화이다. 변화가 무엇인가? 열매를 말한다. 씨가 떨어져,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것, 이것이 변화이다. 이처럼 삶의 아름다운 변화와 성숙을 맛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말씀의 씨앗이 옥토밭에 떨어져야 한다. 

아무리 엄청난 변화도 제대로 씨앗이 떨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역사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말씀의 씨앗이 옥토밭 같은 마음밭에 잘 떨어질 때, 아름다운 열매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 말씀의 씨앗이 마음에 떨어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잘 듣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을 잘 듣는 자는, 반드시 살아날 것이다. 특별히, 주의 교회에서 하나님이 세우신 종을 통해 들려지는 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는 은혜가 있어야 한다. 건전하고 건강한 들음의 은혜가 영적인 삶을 튼튼하게 결실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교회에서 주의 종에게 먼저 그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무소 부재하신 하나님은 세상천지 어디에나 계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하나님의 교회에서 그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채, 세상 어느 곳이든 하나님이 계시다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교회 생활이 불분명한 사람들, 자신의 필요를 따라 이곳 저곳에서 동냥젖으로 배불리는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일정하게 공급받는 통로가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삶 속에서 들음의 축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반면 하나님의 교회에서 그 말씀을 주의 종을 통해 일정하게 들으며 신앙 생활했던 이들은, 마침내 한결같이 풍성하고 복된 열매를 맺는 인생을 살게 됨을 본다. 주의 교회에서, 주의 종을 통해, 말씀을 잘 들음에서 영적 리모델링의 기초가 세워지는 것이다. 

 

2. 마음, 결단의 은혜

 

인생 리모델링, 신앙의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들려진 말씀의 은혜를 따라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결단의 은혜가 필요하다. ‘마음’이라는 말은 ‘생각’이라는 뜻과 함께한다. 삶을 새롭게 하려면, 마음과 생각이 새로워져야 한다. 구원받기 전의 우리의 생각은 불경건하고 정욕적이며 부도덕했다. 그러나 구원 이후, 우리의 생각과 삶이 새로워졌다. 

그러나 생각의 변화들은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점진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를 성화(성화, sanctification)라고 하는 것이다. 성도의 영적 성장 곧 성화의 첫 단계는 생각의 변화이다.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생각이 새로워지고, 그것도 날마다 더욱 새로워져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몸을 드려 하나님을 거룩하게 섬길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위대한 점은 생각하는 것에 따라 행동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착하게 살아야지, 생각하고 마음먹으면 어린양처럼 순해질 수 있고, 양 같은 사람이 악한 생각을 하면, 한순간에 늑대같이 돌변할 수 있음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양과 사자로 하루에 수십 번씩 돌변한다면. 그런 사람과 함께 살 사람이 몇이 되겠는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사자도 일관성이 있으면, 조련할 수 있고 마침내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거칠고 험한 바다 같은 인생을 살아갈지라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은혜로 잘 붙잡아 둘 때, 마음을 날마다 새롭게 결심하고 결단하게 될 때, 마침내 새로운 인생 리모델링, 영혼의 리모델링이 가능해질 것이다. 

 

3. 교회, 헌신의 은혜

 

인생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신앙생활이 구체적인 열매를 지향해야 한다. 신앙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혹자는 신앙생활이 영적인 것이어서,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이라고 하면서 마치 실상이 없는 공중에 붕 뜬 그런 이야기에만 열중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신앙생활은 그렇게 마치 귀신을 섬기듯이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니다. 10살 아이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로마서 12장 표현을 빌리면, 몸으로 산제사를 드리는 것, 몸의 헌신을 의미한다.

왜 그렇게도 몸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가? 몸은 우리의 모든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손과 발, 우리의 목소리와 재능과 힘, 우리의 시간과 돈, 심지어 우리의 생명까지 포함한다. 우리의 몸이 없으면 이런 것들이 하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몸을 드리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드리는 것이며, 이것이 참 신앙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너무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세계를 다니고 싶기도 하고, 짧은 인생 가운데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욕망은 죽음보다 더 강하다”고 말한다. 죄가 거머리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쓸데없는 근심, 염려에 매인다. 생각이나 감정이 의지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사단이 노리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하나님 앞에 몸을 드려 헌신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바른 신앙은 무엇인가? 세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거슬러 모든 것에서 하나님께 자신을 산제물로 바쳐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헌신의 구체적인 변화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교회이다. 그래서 헌신을 구체적인 언어로 정의하면, 가장 쉽게 ‘눈에 보이는 교회를 잘 섬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답고 복된 신앙생활, 헌신은 교회생활과 함께 한다. 교회를 향한 헌신, 교회와 관련하여 삶을 진행하는 것, 교회 가운데 그 삶의 시간과 정성을 드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후회없는 인생과 삶을 경영하는 길이 된다. 

예전에 믿음 좋은 분들을 표현할 때에 어떻게 표현했는가? “너는 교회에 가서 살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앙생활을 했다. 한마디로, 너는 광신자(?)다. 이런 비슷한 표현의 말을 했음을 기억한다. 그런데 그렇게 주의 교회를 사랑하고, 주의 종을 섬겼던 그 사람들이 다 망했을까? 그렇게 하다 정말 광신자처럼 정신 이상자가 되어버리고 잘못됐을까? 그렇지 않다. 하나님을 그렇게 바라보고 살았던 그 사람들, 죽도록 주님의 교회를 위해 충성하고 자기 삶보다 늘 교회를 먼저 생각하며 살았던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복을 받은 것을 본다. 한마디로 인생역전, 인생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끝낸 것을 본다.

 

교회와 예배에 온전한 사람

 

무엇을 하더라도 영적으로 살고, 영적으로 잘 되는 데 생명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하나님의 교회를 바라보고 예배에 온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땅의 삶이 다 지나고 난 다음에 그 사람이 대통령을 했던지, 노벨상을 받았던지, 어느 가게에서 점원을 했던지 그런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훗날 주님 앞에 설 때에는 오직 한가지가 중요할 따름이다. 얼마나 주를 위해 살았는가? 얼마나 온전한 예배자로서 교회를 섬겼는가? 이것이 중요할 뿐이다. 하나님이 인생을 지으신 목적이기 때문이다.

davidnjeon@yahoo.com 

03.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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