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포스트 코로나(Post-COVID)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아티프 미안(Atif Mian)은 나라마다 막대한 부채로 특정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 경고했고, 교육학자들은 이참에 교육과 IT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Edu Tech)가 차세대 교육을 선도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을 찍은 후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어떻게 달라질까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체감되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언택트(un+contact:비대면) 시대로 빠르게 전환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와 재택근무, 홈(Home)밥이 삶의 단면이 되고 교육과 의료 또한 원격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비대면, 비접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로 가족 간의 거리는 아주 밀착되고 있는데, 각자 바쁘던 가족들이 자가격리로 꽤 오랜 시간을 준비 없이 함께하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 안에서 부대끼며 겪는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코로나이혼(covidivorce)까지 폭증하고 있으니, 거리가 멀면 먼 데로 가까우면 가까운 데로 행복한 관계를 맺는 전략이 더없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필자는 당면한 시대에 대응하는 최대의 전략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볼 때, 어쩌면 이 전략은 다른 데서 찾는 게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성품’이라고 봅니다. 특히 배려라는 성품이 언택트의 제한적인 상황을 극복하는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배려란 ‘나와 다른 사람 그리고 환경에 대하여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여 보살펴 주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배려의 근원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있을 때 우리는 대상에 대한 관찰과 보살핌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배려의 성품을 들여다보면 그 근원은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으로 귀결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해 사랑을 선택하시고 스스로가 사랑이 되셨기 때문이지요.
“사랑은 여기 있으니...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요일4:10). 그 분의 사랑은 십자가에 자신의 아들까지도 아낌없이 내어주신 크고 놀라운 사랑입니다. 그 분의 관심은 늘 우리에게 향해 있고, 눈동자 같이 지키시며(시17:8) 생각과 행동, 모든 말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살펴보십니다(시139:1-4). 우리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는 주님(시139:2-5)은 우리의 길과 눕는 것, 인생의 전후를 두루 안수하시고 보호하시며 인도해 주시는 분입니다.
날마다 감당해야 할 위기와 갈등, 부담 속에서도 우리가 세상을 품고 배려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하나님 아버지의 보호하심이 세상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성품을 묵상할 때 우리도 지쳐있는 주변에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여 보살펴 주는 ‘배려의 성품’으로, 언택트 문화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보면 언택트 시대는 다시 ‘최초의 유비쿼터스(Ubiquitous)’로 돌아가는 전환점이 됩니다. 유비쿼터스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통신환경으로, 오늘날 언택트 환경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IT용어입니다. 그러나 더 깊이 살펴보면 유비쿼터스의 본래 어원은 라틴어로 ‘ubique’ 즉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뜻하는 신학적 개념입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의 문제를 원격, 온라인, IT교육으로 해결했다면 우리는 ‘최초의 유비쿼터스’가 되시는 성령 하나님께 돌아감으로, 우리가 겪는 갈등과 한계를 넉넉히 이길 수 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역사하시는 그분의 권능 앞에 우리 각자가 서서 그분의 성품을 인정하고 그분 앞에서 살아갈 때, 세상을 품고 사랑하는 본질적인 힘이 회복되고 승리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언택트 시대가 성령 하나님의 ‘유비쿼터스 시대’로 물들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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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