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아버지는 누구인가

71. 아버지는 누구인가

가정의 구성원은 부부, 즉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된 입장에서 보면, 전통적 가부장적 제도하에서 아버지는 항상 어렵고, 엄격하며,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군주형’이었지만, 이제는 가족 누구도 아버지를 필요로 하지 않아 가정에서도 설자리를 잃어버린 ‘잊혀진 형’이 되었고, ‘아버지 없는 가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같은 가정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아버지 신학의 부재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왜 아버지를 창조하셨는지?, 가정에서 아버지는 누구인지?, 아버지는 가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아버지 신학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겨우 있다고 해도, 추상적인 주장이나 ‘좋은 아버지’의 예화를 드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래서 이같이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되고, 아버지 없는 가정으로 인하여 양산되고 있는 가정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아버지가 누구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라 사료되어, 종합 편집된 자료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입니다.

2.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딸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입니다.

3.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한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4.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입니다.

5.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닙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갑니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입니다.

6.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름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입니다.

7.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입니다.

8. 아들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번 현관을 쳐다봅니다.

9.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입니다.

10. 아버지가 가장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입니다.

11. 아버지는 늘 자식에게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습니다.

12.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 잘 취합니다. 그 이유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입니다.

13. 아버지에 대한 인생은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 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 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 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 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 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 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 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 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 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 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 텐데 …”입니다.

14.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15.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16.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7.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합니다. 울음은 열배쯤 될 것입니다.

18. 아들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웁니다.

19.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됩니다.

20.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 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21.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 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 갑니다.

22.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같은 이름입니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같은 크나큰 이름입니다.

23. 아버지는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24. 아버지는 변변한 옷 한 벌 없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같은 자식을 위해 애당초 사치스런 자존심은 다 버리고 이 한 몸 던질 각오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25. 아버지는 쉬운 일보다 어려운 일이 더 많아, 살아가는 일은 버겁고, 무엇하나 만만치 않아도, 책임이라는 말과 도리라는 말로 아버지 노릇을 다할 뿐입니다.

26.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약해서도 울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소리가 없고, 눈물이 없고, 목이 메어 가슴으로 아무도 몰래 혼자서 웁니다.

jaekunlee00@hotmail.com

 

09.09.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