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도의 의무가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완전한 것이 될 수 없음
성경에서 기도는 ‘하나님께 구하는 것’, ‘우리의 입술을 논쟁으로 채우는 것’, ‘하나님께 울부짖는 것’, ‘그로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한나처럼 입술만 움직이고 음성이 들리지 않는 기도를 할 수 있지만(삼상 1:13), 명상으로 하는 기도조차도 지성으로 이루어진 기도의 내용들이 감정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것이므로, 표현되지 않고 머리로만 기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나가 마음으로 기도할 때,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이 고뇌하는 것들이 음성으로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술로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삼상 1:16). 한나는 자신이 간구하고자 하는 바를 조용히 표현하고 있었다.
1)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특별한 은사이다. 이에 대해 고린도전서 1장 5절, 고린도후서 8장 7절, 에베소서 6장 19절, 골로새서 4장 3절에 언급되어 있다. 이 은사와 관련해서 두 가지의 의무가 있다.
(1) 첫째, 말씀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선포하는 능력이다.
(2) 둘째, 우리를 위해서 혹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통해 말하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는 동일하게 하나님의 영의 특별한 은사이다. 에베소서 6장 19절은 “나의 입을 벌려 담대히 전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권면한다. 이것은 기도하고 설교하는 거룩한 일에 사용되는 성령의 은사이다. 우리는 교회의 유익을 위해 이런 은사가 우리나 다른 사람에게 주어지기를 기도한다. 교회의 모든 유익은 이 은사에 의존하고 있다. 교회의 기초는 바로 이 은사를 통해 세워지는데, 이는 그것이 특별한 은사이기 때문이다(행 2:4). 또한 교회를 유지하게 하는 것도 이 은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그것이 하나님과 교회가 공적으로 엄숙하게 교제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성령의 어떤 역사나 은사 또한 이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성령의 조명하심으로 주어지는 것은 바로 말을 통해 설교나 기도로 표현되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때때로 다른 때보다 기도하고자 하는 것을 간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성령의 더 큰 은혜를 경험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성령은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생기를 불어넣기도 하시고, 움직이도록 하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받은 습관적인 은혜로 그들이 기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은혜를 불러일으켜서 실질적으로 기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시는 성령의 은사를 통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가진 소원을 바로 표현하는 것은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이 의무를 감당하도록 힘을 주시는 분도 바로 성령이시다.
이렇게 우리가 하나님께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빌립보서에는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든지 자신의 상황에 맞게 기도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우시는 성령의 은사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다. 우리가 받은 직분이나 소명에 합당한 일을 한다거나, 하나님의 뜻에 따라 거룩한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온갖 종류의 의무를 감당하는 데는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한다. 소리를 내어 기도함에 있어서도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목사들은 성도들이 모인 곳에서 소리를 내어 간구하고 기도하고 중보하고 감사하는 일을 해야 한다(딤전 2:1). 사도들이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일에 전무했다’는 것은 목회자의 직무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정형적인 예이다(행 6:4). 목사가 직분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은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선한 은사들’ 중의 하나이다(약 1:17). 목사들은 이런 은사들을 통해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하여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하고 설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자신들이 받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는 성령의 은사인 것이다. 기도하고 설교할 때 이런 영적인 능력이 목회에 반드시 있어야만 할 이유는 그 어떤 사역도 말씀과 기도가 없이는 제대로 행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이나 가족, 또 모임 속에서 이 은사를 사용해서 기도하는 것은 대단히 큰 유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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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