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백스터의 다섯 편의 기도문 부록 중에서 [회개하였지만 다시 죄지은 자가 드리는 기도]의 몇 부분을 그대로 발췌하여 적는다:
“...... 저는 저를 창조하신 하나님, 저를 구속해 주신 구세주, 그리고 제 앞에 두셨던 끝없는 영광을 고의로 무시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 제게 주신 사명을 무시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런 목적도 없이 만들어진 것처럼 행동했으며, 육신적인 쾌락을 위해서 며칠씩 낭비하기도 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고의적으로 자기 육신을 다스리며, 자신의 하나님을 알고, 자신의 죽음과 불멸의 상태를 알도록 이성을 부여받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무시했습니다. 저는 이성을 감각의 노예로 만들어 너무나 짐승처럼 살았습니다.
오, 귀중한 시간을 저는 잃어버렸고, 지금은 그 시간을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오. 그 은혜의 부름을 저는 무시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부했습니다. 그 놀라운 사랑을 거절했습니다. 그 많은 자비들을 낭비했고 죄 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범한 죄의 깊이는 얼마나 깊은지요. 제가 잃어버린 위로는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요!
만일 제가 하나님의 의로운 법의 지배를 받았더라면 이 모든 기간 동안 저는 저의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살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과 법칙 안에서 천국을 달콤하게 맛보면서, 성령의 기쁨 안에서 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육신과 이 악하고 거짓된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하나님의 사랑과 끝없는 영광보다 이 짧고 죄악된 삶을 더 좋아했습니다.
아. 비참합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한 것이 무엇입니까? 어리석음과 죄를 지은 것 밖에 없습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넘어갔던 유혹들을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아, 비참합니다. 얼마나 사소한 것들이 저를 유혹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는지요!...... 저는 구세주의 사랑과 은혜를 가볍게 여겼습니다. 성령을 거슬렸고 양심을 침묵시켰으며, 목회자들과 저의 신실한 친구들을 슬프게 했고, 자신을 불행에 빠트렸습니다. 저는 이제 부끄럽고 저 자신에게도 짐이 되며, 저의 유일한 소망이며 기쁨이 되셔야 할 하나님이 무서운 분으로 여겨지게 되는 불행에 처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저의 은밀한 죄들을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죄들의 악함을 아십니다. 오, 하나님 저의 죄악들이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두려움과 슬픔이 저를 뒤덮고 있습니다. 제 뒤를 돌아보면 저의 약함이 저를 쫓아와서 군대처럼 저를 공격해서 삼키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제 앞을 바라보면 공의롭고 두려운 심판이 보입니다. 또한 저는 하나님께서 그 죄책을 면해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 속을 들여다보면 검고, 더러운 마음이 보입니다. 제 밖을 내다보면 세상이 여전히 저를 속이기 위해 새로운 유혹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제 위를 바라보면 하나님의 성난 두려운 위엄이 보이고, 제 밑을 바라보면 끝없는 고통의 지옥과 저와 더불어 마땅히 고통을 겪어야 할 친구들이 보입니다. 저는 사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러나 죽는 것은 더욱 두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하나님의 풍성한 자비와 하나님의 아들과 하나님의 언약을 바라보면 저에게는 소망이 생깁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하나님의 위대하심은 항상 동일하십니다. 하나님은 자비 자체이시며, 하나님의 자비는 모든 사역 위에 넘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의 아들이 겸손하게 죄인처럼 되셨고,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행하시며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제가 용서해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의심을 품고 있다면, 그것은 비할 데 없는 하나님의 자비를 무시함으로서 제 모든 죄에 또 다른 죄를 짓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더욱이 저는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 언약을 세우셨으며, 이미 조건적으로 그러나 값없이 모든 사람을 용서하신 대사면령을 내리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거짓 없는 믿음과 회개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회개하고 돌이키는 모든 자에게는 예외 없이 그들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자기 가슴을 치며 부끄러워 하늘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서 ‘오, 하나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기도했던 세리처럼, 엎드려 회개하고 있는 이 죄인을 붙잡아 주옵소서!...... 오 하나님, 하나님의 풍성한 자비를 위해, 하나님의 아들의 희생과 공로를 위해, 하나님께서 아들을 통해 하신 용서의 약속을 위해 저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해 주옵소서. 이것만이 제가 믿는 전부입니다. 자신을 정죄하고 있는 저를 정죄하지 말아 주소서!
죄와 더러운 것들을 씻을 수 있는 이렇게 귀중한 샘을 열어주신 하나님께서 저의 악함으로부터 철저하게 저를 씻어 주시고, 저의 죄로부터 저를 깨끗케 해 주옵소서. 비록 하나님의 공의는 당장이라도 저를 지옥으로 보낼 수 있지만 하나님의 자비로 저를 구원해 주소서!
...... 저의 회개가 하나님께서 요구하는 정도가 되지 못한다면, 이 단단하고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셔서 제가 생명에 이르는 회개를 하게 해 주옵소서!
오, 저의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제가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얼굴빛을 제게 비추어 주옵소서. ‘제 안에 정직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제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옵소서’ 회개하고 돌아오는 이 불쌍한 탕자에게 하나님의 진노로 맞이하지 마시고 하나님의 부드러운 자비로 안아 주옵소서!
저를 하나님의 임재에서 쫓아내지 마시고,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게 해 주소서! 제가 하나님을 무시했을 때도 인내로 저를 기다려 주신 하나님께서 지금 하나님을 찾고 있으며, 여기 진흙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고 있는 저를 거절하지 말아 주소서!
......저는 다시금 죄에서 자유롭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죄짓게 하는 본성으로부터 해방되기를 간구합니다. 제 영혼의 모든 기능들을 거룩하고도 새롭게 하시는 성령을 주소서! 제게 천국에 속한 새로운 출생과 본성을 주시며, 저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양자의 영을 주셔서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저도 거룩하게 되게 해 주소서. 하나님의 구원의 지식을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저에게 비추어 주소서!
오, 저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 주사, 제 마음이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향하여,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기쁨이 되게 해 주소서, 하나님을 추구하는 것이 저의 가장 기쁘고 달콤한 생각이 되며,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말씀과 길에 대한 대화가 저의 가장 기쁘고 달콤한 대화가 되게 해 주소서!
…..이미 이 세상이 제 마음 속에 너무나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세상이 제게 대해 못 박히고, 제가 세상에 대해 못 박히게 해 주소서. 저로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게 해 주시며,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만족하게 하소서!
제 안에 있는 온갖 육신적인 욕심을 죽여 주셔서 육체를 따라 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살게 하옵소서. 악한 친구들의 미혹과 불신자들의 생각과 행동으로부터 저를 지켜 주소서! 유익한 성도의 교제와 성화와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방편들을 통해서 저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
오. 저의 길을 이렇게 곧게 하셔서 하나님의 법을 지키게 하소서. 저로 결코 다시 어리석음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언약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저를 도우사 죄의 첫 번째 시도를 꺾어 버리며, 모든 죄악된 욕구와 생각을 미워하게 하소서. 또한 성령께서 제게 힘을 주사 모든 유혹을 물리치게 하소서! 그리하여 끝까지 승리하며, 인내하게 하소서!
……오, 일꾼들을 보내어 추수를 하게 하시며, 사탄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소서. 하나님의 복음과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가 번성하여, 죄인들이 더욱 많이 하나님께 회개하며, 이 땅이 천국처럼 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저희 모두를 함께 모아 그리스도와 연합시키셨으므로, 저희는 모두 완전한 사랑과 기쁨으로 하나님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세세 무궁토록 돌리겠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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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9.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