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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부 하나님」을 읽고 아버지와 나, 그리고 참된 그리스도인

제 9회 신앙도서독후감 공모전 장려상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러한 삶을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누가복음 15장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탕자의 비유”를 통하여 어떠한 삶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며, 어떻게 우리가 그 삶을 살 수 있는지 매우 새로운 관점으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짧지 않은 나의 신앙생활 중에서 지난하게 나를 괴롭혔던 문제, 나의 삶에는 왜 기쁨이 없는가, 예수님을 믿는 나의 삶은 왜 열매를 맺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조금은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책의 제목처럼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헤프도록 부어주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둘째, 지금까지 우리가 착하고 순종적인 아들로 여겼던 형의 범죄함과 그의 순종의 숨은 동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형이 동생보다 더 큰 죄인임을 주장한다. 형의 아버지에 대한 헌신과 섬김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 “순종”으로 합리화된 욕심이었기 때문이다.

“탕부 하나님”이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듯, 저자는 “무모할 정도로 헤푸게 베푸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짚어주고 있다. “탕부” 하나님의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태도와 내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니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버지의 통제 아래 살고 싶지 않아, 아직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받게 될 유산 상속분을 미리 달라고 하는 매우 불손한 아들의 요구에 아버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그저 아들이 원하는 대로 재산을 나누어준다.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빈털털이 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맞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보다 더 충격적이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심지어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용서를 구하기도 전에, 뛰어나가 아들을 맞이한다. 나라면, 더러운 꼴로 돌아온 아이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고 거친 말로 아이를 비난하고 몰아붙였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믿음때문에 아이들의 마음보다는 올바른 행동의 당위성만을 주장하고, 거침없이 잘못을 지적했던 나의 모습으로 인해 때로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아이들을 생각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면서 옳은 길을 가르치는 것이 여전히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은혜와 진리”로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성령님께 간구한다.

나는 나름 “바른생활”의 사람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분명하고, 옳은 편에 서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늘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나는 사람과 하나님께 인정받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신앙생활과 섬김의 동기가 되었다. 나의 모든 활동은 내가 하나님을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싶은 나의 바램에서 시작되었고,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서 나의 삶이 평안하고 순탄하기를 암묵적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최근 어려운 일이 생겼고 그 일을 겪는 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형”의 모습이었다. 이 일은 내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결이 되었다. 혼자였다고 생각한 나를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셨고, 나를 믿어주고 격려해주셨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을 통하여 나는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고, 살피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의 신앙의 동력은 좋은 신앙인으로 보이기 위해 하는 인간적인 노력이었다. 그래서 찾아온 시련에 하나님을 원망했고, 열심으로 섬기지만 공허한 마음이 늘 남았었다. 내가 맡은 직분에 대한 의무감과 올바른 태도로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기 원하는 나의 “의”가 나를 움직였다. 지금까지 나의 순종은 하나님과의 거래였고, 평안한 삶을 보장받기 위한 대가였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더 나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의에 사로잡혀 성실하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한 많은 “동생”들을 속으로 손가락질하며 무시하였다. 그들을 정죄하고 비웃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신앙생활도 첫째 아들의 태도와 같이 아버지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불순종의 마음을 동생처럼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아버지의 일을 열심히 돕고 순종하는 것으로 포장 한 것 뿐이었다. 나의 다소 율법적이고 바리새인과 같은 면이, 자녀들에게 더 엄격한 엄마가 되게 했고, 남편과 자녀를 거침없이 비난하는 혀가 되게 했다. 조건없는 예수님의 사랑받은 나는, 오직 은혜로만 구원을 얻은 나는,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조건없이 보상없이 가족과 이웃에게 나눌 수 있는 “다시 찾은” 인생이 되고 싶다. 성령님께서 나와 함께 하셔서, 내가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우실 것이다. 이제 나는 “진정한 형”, 나의 것을 포기하더라도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나서는, 그러한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내게 주시는 진정한 구원과 회복에 대한 기쁨으로 나를 채우기를 간구한다. 나의 목적과 동기가 예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으로 가득 찰 때, 나의 신앙생활에 기쁨과 발전이 있고, 나의 삶을 통하여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보여지기를 기도한다. 

04.1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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