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호활동을 하는 종합 선교기관 월드쉐어 USA(대표 강태광 목사)는 매년 사순절이 다가오면 <사순절 금식을 나눔의 금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월드쉐어 USA는 “현대교회가 잃어버린 사순절의 영성을 회복하고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고 주님의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사순절을 지키자”는 캠페인과 함께 올해도 준비 중이다. 사실 프로테스탄트 그리고 복음주의 교회들이 사순절을 별로 강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활절을 맞아 아이티 소망학교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학생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
필자는 개신교에서 사순절 전통이 약화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창기 사순절은, 영성 훈련과 영적 성장과 교회 갱신의 중요한 절기였다. 중세에 들어서면서, 교황은 교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규제를 강화했다. 테일러 마샬이라는 학자는 당시 사순절이 지금의 라마단보다 훨씬 혹독하고 길었다고 말한다. 교황 그레고리 1세(Pope Gregory I, 540-604)는 피가 섞인 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고, 8-9세기부터는 계란도 먹지 못하게 했다. 게오르크 스텐겔은, '사순절 내내 계란을 금지해, 계란이 남아돌게 되었고, 그것이 부활절 계란의 기원이 되었다'라고 분석한다. 또, '고기는 안 되지만, 어류는 된다'고 해서, 수도원에서 고기를 물에 담갔다가 꺼낸 후 이것은 물고기라고 주장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수도원은 이런 식으로 지나친 금욕에 저항하기도 했다.”
츠빙글리가 활동했던 1500년대에는 사순절에 소시지도 금지되었다. 당시 취리히의 한 인쇄업자가 노동자들에게 성경 출판 기념 파티를 하면서 소시지를 대접했는데 로마 교회는 이것을 문제 삼아서 그들을 처벌하려 했고 츠빙글리는 이에 저항했다. 사순절 논쟁이 츠빙글리의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다.
World Share USA는 사순절 기도와 함께 저축한 선교비로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나눔의 사순절>을 강조한다. 성도들이 사순절 기간에 하루 한 끼 이상 금식하며 금식비를 모아 월드쉐어 USA에 전달하면, World Share USA 선교지와 구호 대상자에게 전달한다. World Share USA는 통상 극빈국 선교대상지 즉 아이티와 수리남, 필리핀, 도미니카의 극빈 아동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의 생활개선과 부활절 행사 그리고 전도를 위해 금식으로 모은 선교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올해는 LA 지역 산불 피해자 가운데 한인 가족들을 돕는 것도 포함하기로 했다. 어느 목회자를 포함해서 큰 피해를 당한 한인들도 다수 있어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올해 월드쉐어에서 준비하고 있는 사순절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목회자들이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목회자들은 수년간 동역하며 교제해 오고 있다. 모쪼록 사순절 나눔의 금식 프로젝트가 성도 개인에게는 영적 성장의 기회가 되고, 교회에는 갱신과 성숙의 기회가 되고 모두에게 선교와 나눔을 실천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02.1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