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New Wave 새로운 물결” 교육적 접근

다음 세대의 신앙 교육을 위한 가정예배 -“교회와 가정이 협력하여 이루어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방향으로 이끌어갔다. 비대면 사회를 위한 기술의 발전과 삶의 방식 변화와 더불어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게 되었다. 대면 예배 금지는 마지막 때에 교회에 모여서 예배할 수 없을 때를 준비하게 하였다. 더 이상 신앙에 관하여 교회와 사역자에게 우리 자녀들을 맡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결국 부모들이 자녀들을 믿음 가운데 인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같은 자리에서 예배해 보니, 자녀들의 설교와 찬양 및 기도하는 태도와 모습을 직접 보면서 생각보다 영적으로 교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았다. 언어에 더하여 세대 및 문화의 차이로 인한 거리감이 생각보다 컸다.     

코로나 이후 전체 교인 수의 감소 및 100명 미만의 교회의 숫자 증가, 그리고 신학교 재학생의 숫자 감소 등으로 대다수교회들은 자녀들의 연령대별로 전담 사역자들을 세우고 교회 교육을 하는 것이 어려워져 가고 있다. 특히나 한어 문화권인 담임목회자와 목회철학을 공유하는 영어 문화권 사역자를 찾는 것은 더 어렵다. 결국 전문 사역자의 부족과 영어권 사역자의 부족으로 인해,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교회와 전문 사역자가 전담하기보다는, 교회가 가정들을 품고 부모들을 훈련시켜 그들을 통하여 그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대안이라 생각한다.

원래 성경에서도 아버지가 자녀들을 말씀 안에서 양육하고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신명기 6장 6-7절에서는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라고 하셨다. 회당이나 성전에서만 아니라 언제나 어디에서나 실생활 속에서 수시로 말씀으로 양육하도록 하였다. 또한 유월절과 같은 절기를 지키는 예식을 통해 출애굽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하나님이 선조들을 구원하셨던 역사를 설명해 주고 신앙을 전수하게 하셨다(출 12:27). 학교시스템처럼 주일학교에 보내서 교회 교육을 하는 것은 성경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18세기 미국에서 유래된 것이다. 공립학교가 세워지기 이전에 간단한 읽기, 쓰기와 인성 교육에 더하여 신앙교육을 하였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최근 필자가 속한 그레이스 미션 대학교에서 교육학 철학 박사 과정을 신설한 뒤, 어린이들을 예배와 기도로 양육하는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 연구는 크게 세대가 통합하여 드리는 예배(intergenerational worship)를 통하여 자녀들이 부모, 조부모와 함께 예배하면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믿음 안에서 자라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중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에 의도적으로 예배와 기도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협력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크리스찬 스미스와 에이미 아담치크가 2021년에 출간한 Handing down the faith(믿음을 물려주기)라는 책은 종교적으로 열심인 부모들의 신앙의 전수를 연구하였다. 이 책은 2014, 2015년에 이뤄진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그리고 불교를 열심히 믿는 미국의 부모들 215명, 그리고 비종교적인 부모 20명과의 심층 인터뷰와 미 전역을 대표하는 세 가지 설문조사들의 자료들을 가지고 신앙의 전수를 연구 종합하였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10대와 젊은 성인들의 종교 생활에 가장 강력한 인과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그들의 부모들의 종교생활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그들의 또래도, 미디어도, 청소년부 리더도 목회자도 아니고 기독교 학교 선생님도 아니다. 다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들의 부모들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삶의 특성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들의 영향력은 1970년대 이후로 감소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모들의 자녀들의 종교적 정체성, 신념 및 실천은 함께 거주할 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수십 년 혹은 종종 평생에 걸쳐 미친다는 것이다. 

제시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자면, 자녀들이 친구들의 말은 더 귀담아듣고, 교사의 말은 더 신뢰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신앙의 문제에 있어서는 부모가 가장 영향력이 있고, 그 영향력은 성인이 된 후에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용기를 내어 자녀의 신앙 교육에 자신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설 근거가 되는 것이다. 문헌연구들을 통해 제시된 신앙의 전수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1) 부모와 자녀 간에 따뜻하고 애정이 담긴 관계를 맺고, 2) 권위있는 양육 스타일로, 3) 신앙을 삶에 실천하는 모습만 보여주기보다 의도적이고 일관되고 적극적으로 신앙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4) 그 대화는 자녀 중심으로 하며, 5) 양쪽 부모가 다 계실 때 가장 효율적이지만 아버지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6) 조부모나 다른 친척들이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1) 부모와 정서적으로 거리감 있고 비판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 부모의 노력이 실패하거나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또, 평상시에 부모와 자녀 간 질 높은 대화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르치려고 심어주려고 하는 내용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2) 권위있는 양육유형은 자녀에게 기준 없이 무엇이든지 허용하거나, 무관심으로 대하거나, 엄격하고 권위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삶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어떤 행동이 기대되는지 말해 주되 따뜻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유형을 말한다. 같은 종교를 믿도록 물려주려면 부모가 의도적이고 일관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손을 떼거나 위압적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3) 부모의 말과 행동, 규칙과 의도하는 것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4) 부모와 자녀 간에 신앙에 관하여 대화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녀 중심 방법으로, 자녀가 질문을 하고 주로 말하며, 부모는 주로 잘 들어주다가 답해 주는 형태이다. 한편, 5) 아버지의 역할이 자녀들을 종교적으로 형성되는데 특별히 중요하다. 양부모가 다 계신 경우에 종교적 믿음과 실천이 가장 효율적으로 전수된다. 그런데, 6) 조부모나 다른 친척들이 부모의 영향을 대체하거나, 강화해 주거나, 완화시켜주거나 때로는 뒤집을 수도 있다. 따라서 양쪽 부모가 있지 않더라도 보완이 가능하다. 이때 기울이는 노력이 정도를 넘어 너무 많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적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모가 종교적인 신념과 실천을 자녀들에게 전수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작용을 한다면,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교회와 가정으로 나눠서 실천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교회는 회중을 예배자들로 훈련시켜서 특별히 아버지들이 자녀들을 영적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예배를 사역자가 주관하고 회중이 참관하는 게 아닌, 회중이 주체가 되어 드리는 예배로, 모든 세대들이 가족들이 다 같이 함께 앉아 예배하며 세대 간 신앙의 전수가 이뤄지도록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교회와 사역자들에게 맡기지 말고, 매일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기도가 들어가서, 자녀들이 하나님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고,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믿음을 길러가도록 해야 한다. 결국 믿음은 삶을 통해 경험되고, 증거되어야 산 믿음이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바쁘더라도 가정예배를 꼭 드리겠다고 다짐해 본다. 자녀들이 구경꾼이 아닌 인도자가 되고, 아버지가 말씀을 나누고, 서로 기도 제목을 나누고 같이 기도하는 시간을 꼭 지켜가야 하겠다.

deanba@gm.edu

12.31.2022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