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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탓인가?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요즘 한국은 점점 더 점입가경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의 전반으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으나 원인이 나왔음에도 치료하거나 해결할 방법은 요원하다. 병명이 나오고 치료제도 있으나 네 탓으로 돌리며 삿대질을 하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까닭이다. 

특별한 난제가 없어도 삶의 무게가 버거운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는 중에 일본의 무역규제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확한 피해와 그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기 전에 경제는 출렁였고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한국인들의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기업들이 배상해야 된다는 판결이 정치논리로 발전하며 민족감정까지 더해진 한일갈등은 양보나 타협이 없는 강대강으로 맞붙으며 경제불안에다 안보까지 위협받고 있다.

사사건건 보수와 진보라는 편을 가르며 이해타산을 앞세우던 정치는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며 화약고를 터뜨렸다. 국익을 위해서는 너와 내가 따로 없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안보까지 팽개친 채 조국을 때리고 감싸는 싸움으로 피아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진흙탕에서 뒹구는 사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넘겨졌다.

식상하다 못해 뻔뻔하면서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위정자들의 민낯을 보며 연필로 쓴 글씨라면 박박 지워버리고 싶은 심사이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은 이미 한 배를 탔기 때문이다. 요나는 원수의 나라 니느웨로 가서 회개를 외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한 채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쳤다. 하나님은 한 번 정하신 일을 변개치 않으시기에 요나를 사용하시기 위해 그 배가 지나는 바다에 거센 풍랑을 일으키셨다. 배가 파선할 위급한 지경에서도 원인제공자인 요나는 배 밑 침상에서 곤히 잠을 잤다. 

위기에 다급한 것은 선원과 그 배에 타고 있던 애매한 사람들이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도망하는 요나 때문에 그와 한 배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생사존망에 처한 것이다. 당금의 한국인들의 처지가 그러하다. 선출될 때만 공복이라는 탈을 쓴 뒤 안하무인으로 돌변한 위정자들과 정치꾼들의 당리당략과 그릇된 욕망으로 인해 파선할 듯 위태로운 한국호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다시스로 가던 배는 제비를 뽑음으로 지목된 요나를 바다에 던짐으로 파선을 면했으나 위기의 한국호에는 바다로 던져질 요나가 없다. 오히려 힘없는 국민들과 중소기업들을 제물로 삼아 요나인 자기들을 대신하고 있다. 요나는 거친 풍랑이 일어난 것이 자기의 탓이라고 순순히 인정하며 제물이 되었지만 한국의 요나들은 가책도 없고 반성도 없다. 그러니 한국호에 닥친 풍파는 점점 더 거칠어지고 포악해져간다. 

하나님을 정욕으로 욕망으로 자만으로 맞설 존재는 없다. 하나님의 공의는 이런 교만을 용서치 않으신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거칠게 몰아치는 비바람이 아니라 따뜻하게 내려쬐는 햇볕이다. 하나님의 진노는 낮아진 겸비에서 멈춘다. 진멸당할 만한 죄악으로 관영했던 니느웨는 거친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며 가축까지 금식함으로 유예되었다. 폭정을 일삼던 아합왕이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의 경고를 받고 “아합이 이 모든 말씀을 들을 때에 그의 옷을 찢고 굵은 베로 몸을 동이고 금식하고 굵은 베에 누우며 또 풀이 죽어 다니더라 여호와의 말씀이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합이 내 앞에서 겸비함을 보느냐 그가 내 앞에서 겸비하므로 내가 재앙을 저의 시대에는 내리지 아니하고 그 아들의 시대에야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하셨더라”(왕상21:27-29)는 겸비함으로 은혜를 입기도 한다. 

한국의 위정자들과 정치꾼들은 어떤 경고에도 겸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나님의 반대편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회들이 나서야 한다.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진노의 배에 탄 애매한 국민들을 위해 교회가 거친 베옷을 입고 회개의 재를 머리부터 뒤집어 써야한다. 국민의 5분지 1이 기독교인이라는 숫자만 내세우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요나가 되어 희생해야만 한다. 그럴 때 한국의 위기는 교회의 회개와 겸비함으로 전화위복될 것이다. 

hanmac@cmi153.org                            

 

09/2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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