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새해에도 계속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그 향배(向背)를 알 수 없고, 새로운 군사적 마찰이 곳곳에서 잦아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고조(高調)되는 남북 간의 긴장, 총선을 앞둔 여야의 힘겨루기는 많은 이의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올해 치러질 미국 대선의 결과는 어떤 방향이든 그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예측하지 못할 많은 일들이 전개될 2024년도를 출발하면서 새해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 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을 꼽으시겠는가.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책이 있다. 삶과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자들을 위해 지었다는 이지훈 저자의 책은 발행 된지 꽤 지났는데 아직도 모든 영역에 여운이 가득하고 그 실용성이 생생한 책이다. 그 책의 full 제목은 “혼·창·통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각 용어의 개념은 이렇다. 혼(魂)-사람을 움직이는 힘, 가슴을 벅차게 하는 비전이 사람을 움직인다. 창(創)-매일 새로워지는 일,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라. 그러면 열린다. 통(通)-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 만나라 또 만나라. 들으라, 잘 들으라. 이 정도면 새해에도 다분히 개인이나 사업의 현장에 유용한 책이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새해를 살아가는데 충분한 “셋”은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라고 묻고 그 답을 성경에서 찾는다면 어떤 “셋”이 가장 적절할까? 필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주저 없이 다음 셋을 말하리라. 그것은 다름 아닌 “신·망·애”이다. 신(信)-믿음이며 불확실한 시대를 건널 수 있는 발이다. 망(望)-소망이며 암울한 현실을 넘어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이다. 애(愛)-사랑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힘이다. 어떤 지성인(知性人)의 견해가 아니다. 완전한 진리, 성경이 말씀한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고전 13:13) 그렇다. 모든 것이 사라져도 믿음, 소망, 사랑은 영구(永久)히 남아 있다. 영원히 있을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산다면 제 아무리 불확실성의 시대라 하여도 무엇이 문제이랴. 운전 면허증이 없이 먼 길을 갈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다. 먼 길은커녕 1m도 갈 수 없고 아예 출발도 못한다. 새해도 벌써 스무날이 지나고 있는데 영적 license, “신·망·애”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올해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신년 특별 새벽 기도회의 주제는 “지금도 기적이 일어난다”이었다. 기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신·망·애”는 일상을 넘어선 기적의 언어이다. 믿음이 있는 곳에 싸매임과 일어남과 살아남의 각양(各樣) 기적도 항상 함께 있었다. 소망은 어떤가. 소망은 절망의 환경 속에서도 밝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니 그 자체가 이미 기적이요, 그런 소망이 가져오는 결과는 놀라운 기적의 열매일 뿐이다. 그리고 사랑은 어디서든 엄청난 감동의 이야기를 만든다. 메마르고 척박한 세상에 감격의 눈물이 흘러넘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이 기적이겠는가. 누구든 “신·망·애”를 가지고 출발하였다면 2024년도는 불확실한 나날이 아니라 확실한 기적의 매일이 되리라.
이제, 새해가 더 흐르기 전에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은 공연(公然)한 일일까. “신·망·애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01.20.2024